37년 외길 장도현 메이필드 호텔 사장… “중단하지 않는 한 실패란 없어”
[쿠키 생활] “관광통일의 시대 호텔은 반드시 대박산업이 될 것입니다”
국내 1호 특1급 국산 호텔의 자부심을 바탕으로 실무형 호텔리어를 키워오고 있는 장도현 메이필드 호텔&리조트 사장은 새로운 10년을 준비하고 있다. 호텔 설립 당시 프로젝트 매니저에서 현재 호텔을 이끄는 사장의 자리까지 대한민국 대표 호텔리어 장도현 사장을 만나 호텔산업의 비전을 들어봤다.
-메이필드 호텔은 무척 경관이 뛰어나다. 호텔의 콘셉트가 리조트에 좀 더 가깝다고 생각되는 데.
△원래 이 자리는 조경회사가 있던 곳이다. 부지도 상당히 넓었고 오랜 기간 정성들여 가꾼 나무들이 많았다. 처음 호텔을 짓겠다고 결정한 후 자연스럽게 주변 환경을 활용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거기다 공항근처라 고도제한이 있어 호텔을 높게 올릴 수도 없었다. 숲과 어우러진 아늑한 리조트형 호텔로 콘셉트가 정해졌다. 호텔이 숙식만 해결하는 곳이 아닌 누릴거리와 볼거리가 많은 곳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고 변화와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메이필드 호텔의 강점은.
△첫 번째는 첫 출발이 순수 국내자본과 맨파워에 있다는 점이다. 외국 체인의 도움 없이 특1급에서 시작한 최초의 국산 호텔이라는데 상징적인 의미가 있고 그게 우리의 자부심이다. 두 번째는 건물만 있는 호텔이 아니라 리조트라는 점이다. 주변의 수려한 조경과 각종 휴양시설이 바로 경쟁력이다. 세 번째는 직원들의 마음가짐이다. 특급호텔은 직원들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위해 실수를 하지 말라고 가르치지만 우린 실수를 할 수도 있다고 가르친다. 실수를 하더라도 진심으로 고객에게 사과하는 게 더 중요하다. 그러면서 배우고 성장한다.
-특급호텔은 한식당 운영을 꺼린다. 메이필드는 한식당 운영의 성공적 사례라고 들었다.
△호텔이 들어서기 전부터 갈비가든 ‘낙원’을 운영하고 있었다. 공항에 가깝고 주변 경관이 좋아 외국인들과 대사관 직원들의 방문이 많았고 수익도 괜찮았다. 이익도 나고 전통도 지킬 수 있으니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호텔이 들어서고 나니 방문객의 수도 늘고 고객층도 다양해 졌다. 운영에 대한 자심감도 생기고 제대로 된 한정식을 선보일 때가 왔다는 생각이 들어 한정식당 ‘봉래헌’을 추가로 지었다. 우리의 뿌리와 이익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한식당의 해외진출을 준비 중인 걸로 안다.
△외국인들에게는 한식이 고급스럽고 맛있다는 인식이 부족하다. 해외에는 상류층과 비즈니스 접대를 할 수 있는 한식당에 대한 니즈가 충분히 있지만, 아직 생계형 한식당에 머물러 있다. 대기업도 수익성의 문제로 한식의 해외진출에 소극적이다. 반면 우리는 한식으로 이익을 내고 있다. 성공할 자신이 있다. 대만, 홍콩, 싱가포르에 먼저 진출한다. 상류층, 비즈니스 고객을 위한 한식당을 올해 중 오픈할 예정이다. 최종 목적지는 중국이다.
-호텔학교를 같이 운영하는 이유는.
△어느 기업이나 신입이 오면 새로 교육을 한다. 특히 호텔은 살아 있는 교육을 해야 하는데 우리나라 교육은 강의가 너무 많다. 우리는 책이 아니라 칼부터 잡게 가르친다. 주중엔 학교에서 배우고 주말엔 호텔에서 유급알바로 현장실습을 병행한다. 졸업 후 바로 현장 투입이 가능하도록 단련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소식이 알려지면서 점차 우수한 학생들의 입학이 늘고 있다. 호텔 인사담당자들도 우리 출신을 선호한다. 실무형 호텔학교가 꼭 필요하다 생각했고 성공할 것이라 확신했다. 결과가 좋다.
-호텔산업의 비전은.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땐 호텔 산업의 성장 속도가 느려 우수한 자원들이 다른 산업으로 많이 빠져 나갔다. 처음엔 내가 많이 뒤처진다고 생각했지만 몇 년이 지나보니 꾸준히 제자릴 지킨 내가 오히려 승진이 빨랐다. 관광이 활성화되면서 호텔 관련 학교도 많이 생겨나고 경력이 쌓이다 보니 교수직 제의도 많이 들어왔다. 지금은 호텔업이 대표적 성장 산업이 됐다. 처음 3년이 중요하다. 3년 이상 경력자에 대한 니즈가 상당히 많다. 조금만 더 참고 노력하면 반드시 기회가 온다. 남북통일이 가깝진 않지만, 관광통일의 시대는 이미 왔다고 생각한다. 관광통일의 시대에 호텔은 대박산업이 될 것이다. 서울에서 백두산, 중국, 러시아로 뻗어 나갈 수 있다. 호텔리어의 수요가 그만큼 필요하다. ‘중단하지 않는 한 실패란 없다’고 생각한다.
-2014년 메이필드 호텔의 목표는.
△세 가지 목표를 설정했다. 첫 번째는 2020년 국내 톱10 진입의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비즈니스호텔인 ‘메이플레이스’의 브랜드 확립이다. 올 7월에 107실 규모로 오픈한다. 비즈니스호텔이 호텔 산업에 새로운 돌파구가 되리라 확신한다. 마지막은 호텔리어를 위한 명품 호텔학교로 더욱 키워나가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인증하는 호텔학교로 만들어 가는 중이다.
-메이필드가 설립된 지 10년이 지났다. 앞으로 10년에 대한 계획은.
△우리 호텔이 좋은 평가를 계속 받고 있어 기분이 좋다. 고객들에게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더 발전해야 한다. 비즈니스호텔 사업도 계속 키워나갈 계획이고 새로운 수익모델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고민 중이다. 어느 정도 윤곽이 갖춰지면 발표할 예정이다. 호텔이 많이 생기고 있다. 이제 제대로 된 콘셉트 없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콘텐츠가 강한 호텔을 만들고 싶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진환 기자 goldenbat@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