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20여년만에 식품성분표기법 수정에 나서면서 비만과의 전쟁에 동참했다.
FDA는 최근 소비자가 칼로리 함량과 설탕 첨가 여부 등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표기기준과 디자인을 새롭게 바꾼다는 내용을 담은 개정안을 발표했다. 이는 2010년 미국국민을 위해 작성된 식생활지침과 미국의학회(Institute of Medicine)와 국민건걍영양조사을 기반으로 한 식품 섭취·권장량 데이터을 토대로 개편됐다.
세부적으로는 현재의 1회 제공량이 실제 섭취하는 1회 제공량으로 표기, 칼로기 표기 방식도 글자 굵기와 크기, 가당(added sugar)을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포스타시움과 비타민 D도 라벨에 추가됐다.
실제로 1회 제공량은 상당히 적은 양을 기준으로 한 것이어서 실제 소비자들이 먹고 마시는 양과는 차이가 크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앞으로 표시방식이 바뀌면 소비자 본인이 섭취하는 칼로리 양 등을 간편하게 계산할 수 있게 된다는 판단이다.
더불어 제조사가 첨가한 설탕 함량을 파악하기 어려웠다는 점을 감안해 설탕 첨가량을 추가로 표시한다는 방침도 내놓았다.
FDA는 영양성분 분석과 새로운 라벨 제작기간 등을 감안해 유예기간 2년을 부여해 업계측의 준비에 차질이 없도록 한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90일동안 소비자와 업계 측 의견을 수렴 하는 등의 공청기간을 거쳐 올해 안에 최종 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보건복지부 Kathleen Sebelius 장관은 "이번 성분표시의 대대적인 수정은 건강한 삶을 지향하는 미국의 모든 가정에게 보다 더 자세하고 알기 쉽게 제품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 영부인 Michelle Obama도 "지난 1994년 식품영양정보 표시 라벨링 규정이 도입된 이후 20여년만에 변화된 식품 표기를 볼 수 있게 됐다"면서 "건강한 식품을 선택하는데 앞서 가족이 누려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권리 중에 하나로 이번 개정은 우리 모두에게 의미가 크다"고 평했다.
한편 FDA의 이번 조치는 미국에서 행해지고 있는 범국민적 비만퇴치운동의 영향이 크다는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2010년부터 Michelle 영부인은 소아비만을 줄이기 위한 '렛츠 무브(Let's Move)' 캠페인을 전국적으로 실시해 왔고, 건강한 식생활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탄산음료와 패스트푸드 대신 섬유질 섭취를 강조하며 백악관 텃밭에서 채소를 직접 가꾸는 등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펼쳐왔다.
게다가 최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는 2~5살 사이의 유아 비만율이 2003∼2004년 14%에서 2011∼2012년 8%로 ?10년 사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즉 지속적인 관리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이런 근거 자료 역시 미국 내 미비만퇴치운동을 뒷받침해주고 있다고 평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 / 메디칼업저버 박미라 기자 mrpark@mo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