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류 및 가금류 손질에 사용된 위생도마는 분리 필수
[쿠키 건강] 닭, 오리 등 익히지 않은 가금류 손질에 사용된 병원 및 가정집의 위생도마가 약제내성 세균의 주요 근원지가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공개돼 경종을 울리고 있다.
연구는 미국의료역학회(SHEA)의 공식학회지인 감염관리 및 병원역학(Infection Control and Hospital Epidemiology) 온라인판 3월 24일자에 게재됐다.
스위스 바셀의대 Andreas F. Widmer 교수팀은 16개월 동안 650명 환자 및 병원 스태프들의 식사를 준비하는 병원 주방에서 도마와 위생장갑을 수거했다. 더불어 스위스, 프랑스, 독일에 위치한 일반 가정집에서 세척하지 않은 도마의 세균을 채취했다.
결과는 병원에서 수거된 154개 도마 중 10개(가정집 도마 5/144개)가 약제내성 대장균 양성 반응을 나타냈다. 병원 주방이 가정집보다 더 많은 육류를 조리하는데 기인한다는 연구진의 설명이다.
조지워싱턴대학에서 항생제 저항성을 연구중인
Lance B. Price 교수는 이번 발표에 대해 "연구에서 확인된 대장균은 의료진이 처방해야만 하는 일부 항생제에도 저항성을 보였다"며 "슈퍼박테리아는 여기서 단지 한단계 더 나아간 것일 뿐"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병원 주방에서 사용된 위생장갑의 절반에서도 약제내성 세균 양성반응이 관찰됐다.
이에 연구진은 식품서비스 종사자들과 일반 가정집에서 육류 조리 시 도마 세척과 손씻기를 항상 게을리해서는 안된다고 충고했다. 더욱이 뜨거운 물과 세재를 이용해 도마를 살균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만 행주로 닦아내는 보편적인 행위는 오염을 막는데 충분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Widmer 교수는 "일반 음식점의 주방에 대해 연구된 자료는 없지만 도마를 고온-세척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표백제나 살균제의 사용이 바람직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기억해야 할 점은 육류와 가금류에 이용되는 도마는 기타 음식물 조리에 절대로 중복 사용하면 안된다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현재 많은 세균이 다량의 항생제에 노출돼 있어 약물 저항성 기회가 늘고 있다. 이는 바이러스가 원인이 되는 일반적인 감기 증상에도 불필요한 항생제 처방이 잦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대부분 가축에 성장과 발육을 촉진하는 항생제를 섞은 사료가 쓰인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발표에 따르면 항생제 판매의 75%가 동물을 대상으로 한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는 인간과 동물에서 기인하는 약제내성 세균이 비내성 세균감염보다 치료가 더 까다로운 상황이라 주의가 요구되는 것이다.
한편, 발표된 연구는 유럽지역에서 시행된 것으로 유럽은 동물에 성장촉진 항생제 사용을 금하고 있지만 여전히 치료목적으로는 사용되고 있다. 또 미국식품의약국(FDA)은 2013년 하반기에 성장촉진 항생제를 사용한 고기의 유통을 단계적으로 중단키로 발표한 바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 / 메디칼업저버 원종혁 기자 jhwon@mo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