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일정과 생리가 겹치게 되면 휴양지에서 할 수 있는 활동이 제한적일 뿐 아니라 생리량이 많거나 생리통이 심한 경우 모처럼 떠난 여행이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을 수 있다. 특히 연인과 함께 여행을 떠날 계획라면 고민은 더욱 깊어진다.
서울 강서구 공항동에 위치한 공항약국 정희정 약사는 “8월은 사람들이 피임약을 가장 많이 찾는 시기로, 응급 피임약 처방도 높은 편”이라며 “바캉스를 떠나기 전에 철저한 준비를 해둬야 자신의 몸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본격적인 여름 휴가 시즌을 맞아, 몸과 마음 모두 안심하고 여행을 즐기고 싶은 여성들이 궁금해할 사항들에 대해 정희정 약사와 함께 알아봤다.
◇여름 휴가 생리 기간이 겹친다면=여름 휴가를 맞아 여행을 계획하는 여성에게 생리 주기 확인은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평소 생리 량이 많거나 심한 생리통을 겪는 여성이라면 생리 주기를 조절하는 것이 좋다. 생리 주기 조절에는 보통 먹는 피임약이 활용될 수 있다. 피임약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황체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을 함유한 복합제제로, 용법에 맞게 복용하는 것만으로도 생리 주기를 조절할 수 있다.
피임약을 복용하고 있던 여성이라면 생리 주기를 연장시키기 위해 하루에 한 알씩 정해진 시간에 원하는 날까지 지속해서 복용하면 된다. 다만 하루라도 복용을 잊으면 출혈이 있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원하는 날까지 복용한 후 피임약 복용을 중단하게 되면 2~3일 후 생리가 시작된다.
◇피임약을 복용하게 되면 메스꺼움이나 구토증세를 느낄 수 있다는데=피임약 복용 초기에 메스꺼움이나 구토 증세가 있을 수 있으나, 모든 여성에게서 발생되는 것은 아니다. 몸이 호르몬에 적응해 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대부분의 경우 증상이 가볍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줄어든다. 그러나 증상이 심하고 지속된다면 의사나 약사와 삼당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연인과의 여행, 행복한 추억만 남기고 싶은데 어떤 준비가 필요할지=
연인과 기억에 남을만한 여행을 떠나고 싶다면 피임을 미리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행지에서의 로맨틱한 분위기에 휩쓸려 아무런 준비 없이 성관계를 가진다면, 여행 후 불안함과 초조함에 시달릴 수 있다. 안심하고 즐길 수 있는 여행을 위해 여성들이 주도적으로 준비할 수 있는 방법이 사전에 경구 피임약을 복용하는 것이다.
경구 피임약은 콘돔처럼 성감을 떨어뜨리지 않으면서 피임 성공률이 92~99.7%에 달하며, 남성에게 의존하지 않고 여성 스스로 자신의 몸을 지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사전에 피임을 준비하지 못한 경우 찾게 되는 응급피임약은 일반 피임약의 10배에 달하는 고용량 호르몬이 함유되어 생리 기간 외 출혈 가능성이 높고 피임 실패율도 높은 편이므로, 사전에 먹는 피임약을 복용해두는 것이 좋다.
◇피임약을 복용하는 게 몸에 나쁘지 않은지=우리나라 여성들의 경구 피임약 복용률은 아직 2%대에 불과하다. 이는 호르몬 복용에 대한 부담감 때문으로, 특히 피임을 처음 시작하는 여성들의 경우에는 피임약을 먹어도 걱정, 안 먹어도 걱정이라는 사람들이 많다. 피임약 복용이 부담스럽다면 호르몬 함량이 적은 제품으로 시작해 볼 수 있다.
3세대 피임약 성분인 게스토덴은 적은 용량으로도 우수한 피임효과를 보이며, 피임약 복용 초기에 겪을 수 있는 불규칙한 출혈이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낮추는 경향을 보인다. 게스토덴을 함유한 대표적인 경구 피임약으로는 바이엘 헬스케어의 멜리안과 마이보라가 있다.
멜리안은 국내에서 판매되는 피임약 중 에스트로겐의 함량이 가장 적은 제품으로 피임약을 처음 복용해보려는 여성들을 위해 개발되었다. 피임효과는 유지하면서도 에스트로겐 함량을 낮춰 피임약 복용 중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감소시키고자 했다. 마이보라는 20여 년간 신뢰할만한 피임효과와 우수한 안전성으로 전 세계 여성들에게 인정 받아온 대표적인 경구 피임약으로, 국내 시장에서도 약 4분의 1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멜리안과 마이보라 모두 용량과 용법에 맞게 복용할 시 99% 이상의 우수한 피임 효과를 보인다. 1일 1회, 21일간 복용하고 7일간 휴약 기간을 가진 다음 다시 새 팩으로 복용을 시작하면 된다. 약국에서 약사의 상담을 통해 구입 가능해 원하는 때에 준비할 수 있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