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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김진환 기자] 지난해도 역시 경기가 꽁꽁 얼어붙었다고 하지만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은 훈훈했습니다. 광화문에 세워진 사랑의 온도탑이 100도를 넘어 목표치를 달성했다는 따뜻한 이야기가 들립니다.
지난달 말까지 2달여 동안 이어진 집중모금 캠페인 기간 동안 걷힌 모금액은 3284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11억원이 더 모금됐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액도 65억원을 넘어서는 등 최고액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연말의 상징이기도 한 구세군의 빨간 자선냄비. 알고 보니 이 자선냄비가 나름 ‘명품’이었습니다. 바로 독일의 주방기기 전문회사인 휘슬러가 제작해 구세군에 기증한 것이라고 하네요.
‘휘슬러’, 남성분들은 잘 모를 수도 있는데요, 주부들에게는 ‘욕망의 아이템’이라고 불리는 주방 명품입니다. 어머니가 쓰다가 딸이 시집갈 때 물려준다는 혼수 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주방기기 회사입니다.
2004년 6월, 서울 어느 한 지하철역에서 낡은 자선냄비를 접한 휘슬러코리아 관계자들은 40여년간 사용하던 자선냄비를 교체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군데군데 찌그러지고 깨져 삼각대에 부딪히면 시끄럽게 덜컹거리던 양철 자선냄비는 이후 휘슬러의 손을 거쳐 견고하고 세련된 강철 냄비로 재탄생하게 됩니다.
자선냄비 디자인에도 많은 사연이 깃들어 있습니다. 완벽한 자선냄비 탄생을 위해 쏟아 부은 시간만 반년이 된다고 하네요. ‘많은 모금액이 담길 수 있는 크기는 어느 정도가 적당한지’, ‘동전의 하중을 견딜 수 있을 정도로 견고한지’, ‘삼각대에 안정감 있게 매달 수 있는지’ 등 냄비의 각도, 지름, 깊이, 내구성, 무게, 디자인 등을 모두 고려해 탄생하게 됐다고 합니다.
그 결과 오늘날 흔히 보는 자선냄비가 탄생하게 됩니다. 윗면보다 바닥이 조금 넓은 원통형으로, 모금 활동을 하기에 완벽한 형태로 제작됐습니다. 실제 모금 활동에 무리가 없는지 살펴보기 위해 휘슬러 임직원들이 1000번을 넘게 동전을 넣다 빼보는 실험까지 했다고 합니다.
휘슬러는 2004년 300여개의 자선냄비 교체를 시작으로 지난 11년 동안 총 1만7000여개의 자선냄비를 구세군에 기증했습니다. 올해는 휘슬러처럼 따뜻한 일 많이 하는 좋은 기업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네요. goldenbat@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