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대유행을 막는 새로운 대안으로 코 점막(nasal mucus) 백신이 거론됐다.
지난 9일 국내 신종인플루엔자 범부처사업단(TEPIK)이 서울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개최한 '2015 TEPIK 국제 인플루엔자 심포지엄'에서 일본 국립감염병질환연구소 히데키 하세가와(Hideki Hasegawa) 박사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비강 점막 백신의 가능성' 주제를 발표했다.
이번 발표의 키워드는 백신의 보편적인 주사접종 방식이 아닌 코 점막을 이용한 특정 항체의 활성화를 유도한다는 점이다.
기존 피하주사는 항원성의 차이 등으로 다음번 인플루엔자 대유행을 막기에는 다소 부족한 점이 있었다. 지난 2009년 전 세계적으로 대유행했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바이러스의 아형과 변종을 예상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상황이다.
따라서 새로운 종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창궐을 예방하는 효과적인 백신개발에 사회적인 요구가 늘고 있는 이유다.
여기서 백신의 관건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변종을 막고 바이러스의 활성을 중화하는 것이다.
하세가와 박사는 ""일반적으로 고위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감염은 상부기도에 더해 하부 기도까지 감염을 일으킨다. 특히 고병원성 조류독감 바이러스는 상부 및 하부기도 모두를 감염시키므로 전신적인 면역반응을 증강시켜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최신 독감 백신의 개발 컨셉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변종을 기능적으로 대항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
◇주사접종 방식과 달리 비강 점막 접종, 바이러스 복제 나타나지 않아
여기서 투여방법이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됐다. 연구 결과 비강내 점막의 백신 접종에서 효과가 확인된 것. 기존 주사 접종과 달리 비강내 점막의 표면에 가장 많은 분포를 보이는 분비성 IgA(S-IgA)항체를 활성화 시켜 교차보호 면역반응을 극대화 시킨다는 전략이다.
하세가와 박사는 ""비강 점막 표면의 S-IgA 항체는 혈청 IgG와 달리 상동(homologous) 및 비상동(heterologous) 바이러스 감염 모두를 예방하는 효과가 확인됐다""며 ""S-IgA 항체는 비강 점막 상피세포에 70% 수준으로 존재하는데, 점막상피세포를 통과하며 활성화돼 보다 광범위한 바이러스의 중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람을 대상으로 중합체(polymeric) S-IgA 항체의 중화 역가와 단백질의 4차구조에 대해서 알려진 것은 아직 미미한 실정이라고 하세가와 박사는 덧붙였다.
이번 연구를 살펴보면 건강한 성인 50명을 대상으로 고병원성 조류독감바이러스 H5N1의 불활성화 바이러스(virion)와 계절성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접종 방식을 비교했다. 주사접종(혈청 반응 검사)과 비강내 점막 표면의 백신접종으로 투여경로를 달리해 분포하는 항체의 활성화 정도를 평가했다.
이에 더해 S-IgA 항체의 중화능력과 단백질 구조를 분석했다. 이 결과 불활성화된 백신을 비강내로 주입한 경우 인체의 혈청과 비강 점막에 있는 중화 항체의 반응을 유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비강내 백신접종에 유도된 중합체 S-IgA 항체는 바이러스의 교차보호 반응과 중화 효과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불활성화 바이러스를 피하접종한 군과 비강내 접종한 군 사이에는 바이러스의 중화 역가에 큰 차이가 없었지만, 피하 접종군에서만 바이러스의 복제가 확인됐다.
이에 대해 하세가와 박사는 ""물론 피하접종군에서 바이러스 감염에 따른 중증도를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고, 두 군 모두 생존율에 차이는 없었지만 비강내 접종군에서는 바이러스의 복제가 확인되지 않아 확산을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발견""이라고 강조했다.
◇""아직 걸음마 단계, 올해 가을께 1상 임상시험 돌입""
발표 후 질의응답 시간에는 '약독화백신과 불활성화 백신의 데이터가 비교됐는지', '항체의 특이도에 대한 결과', '백신 접종시 면역증강제(adjuvant) 추가 유무' 등 비강 점막 백신이 유도하는 S-IgA 항체의 바이러스 중화 효과에 대한 다양한 관심이 쏟아졌다.
하세가와 박사는 ""비임상실험에서 사용된 불활성화백신은 면역증가제가 추가됐지만 아직 인간에서는 이 같은 목적으로 안전성과 효과를 인정받은 면역증가제가 없어 사용하지 않았다. 또 항체마다의 특이도 역시 현재는 중합체 S-IgA 항체만이 연구에 포함된 상황이며 내년중으로 다양한 구조의 항체 특이도를 평가할 예정""이라며 이 연구를 기반으로 비강 점막내 백신의 허가와 관렴 ""올해 가을께 1상임상 연구가 순탄하게 시작되는 상황에서 최종적인 결과는 일단 지켜봐야 할 단계""라고 말했다.
한편, 2015 TEPIK 국제 심포지엄은 아시아지역 인플루엔자 연구 전문가들이 모여 네트워크 구축을 논의하는 첫 심포지엄으로 백신과 관련된 진단, 치료, 동아시아 인플루엔자 네트워크의 3개 세션으로 구성됐다.
쿠키뉴스 제휴사 / 메디칼업저버 원종혁 기자 jhwon@mo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