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준범 기자] 벌써 10년이다. 아이돌 그룹에게 10년의 시간은 하락세가 찾아오기 충분한 시간이다. 하지만 빅뱅은 달랐다. 데뷔 후 10년 동안 히트곡을 연이어 발표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빅뱅은 서울에서 두 번째 월드투어 공연의 마침표를 찍으며 지난 10년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10년을 기약했다.
지난 6일 오후 6시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빅뱅의 월드투어 앙코르 콘서트 ‘2016 빅뱅 월드투어 메이드 파이널 인 서울(2016 BIGBANG WORLD TOUR MAED FINAL IN SEOUL)’이 개최됐다. 이날 공연을 통해 빅뱅은 10개월에 걸친 월드투어 콘서트 ‘메이드(MADE)’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이날 공연은 의미는 남달랐다. 빅뱅은 2012년 첫 월드투어 ‘얼라이브 투어(ALIVE TOUR)’에서 12개국을 돌며 8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기록을 넘어 ‘메이드’에서는 13개국에서 150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자신들의 기록을 다시 한 번 뛰어넘었다. 일본에서는 18회 공연을 펼치며 91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해외 아티스트 사상 최다 관객 기록이다. 미국 LA 공연은 1회 만에 빌보드 공연 순위 10위에 오르기도 했다.
빅뱅도 팬들에게 앙코르 공연의 의미를 여러 번 강조했다. 멤버 지드래곤은 “빅뱅이 돌아왔습니다”라고 선언했고, 승리는 “이 모든 것은 한국 팬들이 없었다면 가능하지 않았다”며 “가슴 속 깊은 곳에서부터 감사하다”고 전했다. 탑은 “1년 동안 월드투어 다니면 절반 이상을 낯선 해외 호텔에서 지낼 때가 많다”며 “외로운 시간도 많지만 항상 새로운 것들을 보고 느끼는 것들이 많다. 마지막 콘서트이니만큼 최선을 다해서 그 에너지를 전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뱅뱅뱅(BANG BANG BANG)’으로 공연의 시작을 알린 빅뱅은 마지막곡 ‘판타스틱 베이비(FANTASTIC BABY)’까지 쉬지 않고 히트곡을 이어갔다. 멤버마다 솔로 활동 대표곡으로 무대를 꾸민 건 물론 지디앤탑, 지디앤태양의 유닛 무대도 선보였다. 미리 준비한 앙코르곡 ‘위 라이크 투 파티(WE LIKE 2 PARTY)’ 이후에도 ‘거짓말’, ‘뱅뱅뱅’, ‘배 배(BAE BAE)’를 연이어 부르며 팬들의 아쉬움을 달래기도 했다.
전 세계에서 사랑 받은 빅뱅만의 공연 구성도 눈에 띄었다. 미국에서 촬영한 뮤직비디오가 중간마다 상영돼 공연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이끌었고, 곡마다 조명과 무대 배치를 달리해 각각의 콘셉트를 살렸다. 전원 외국인으로 구성된 밴드의 사운드도 객석 의자를 울리며 구석구석까지 잘 전달됐다. 사이드 좌석에서도 잘 보이게끔 ‘누드 스테이지’를 설치해 시야를 트이게 했고, 무대 장치들이 끊임없이 움직이며 역동적인 무대를 완성했다.
오랜만에 서울에서 개최한 콘서트인 만큼 빅뱅은 한국 공연의 특징을 언급하며 콘서트를 즐겼다. 대성은 “한국에는 우리 팬들만의 떼창이 있다”며 “처음부터 끝까지, 가사만 아니라 음까지 따라해 줘서 그때마다 감동을 받는다”고 말했다. 탑은 “콘서트가 끝나고 각자 집으로 가서 잔다는 게 너무 기분이 좋았다”고 밝혔고 지드래곤은 “여러 곳에 공연을 다니면서 잊고 있었는데 다시 와서 보니 한국 여자가 제일 예쁘다”며 “설레고 잘 보이고 싶다”고 말해 환호를 이끌어냈다.
빅뱅의 무대를 본 팬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노란 야광봉을 들고 쉴 새 없이 일어났다 앉으며 공연을 즐기던 팬들은 마지막 무대를 남겨두고 ‘빅뱅은 나의 에브리띵’이라는 플래카드를 일제히 머리 위로 드는 깜짝 이벤트를 준비했다. 또 총 64개 팀의 팬클럽에서 쌀 20톤, 라면 1만개, 연탄 4200장, 사료 120㎏ 등을 기부했고 ‘메이드(MADE)’ 앨범을 형상화한 대형 케이크를 선물로 준비하기도 했다.
이날 빅뱅은 10주년 기념 콘서트 소식도 팬들에게 최초로 알렸다. 어쩌면 멤버들의 군 입대 전 마지막 콘서트가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팬들에게 전해진 희소식이었다. 공연 마지막에 승리는 “공연 전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 직원들과 미팅을 했다”며 “올해 여름 대한민국에서 빅뱅 10주년 기념콘서트를 열겠다”고 밝혔다. 이어 태양은 “여러분이 10년 동안 주신 사랑에 보답하고자 10주년 콘서트를 개최한다”며 “정말 재밌고 긴 페스티벌로 만들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지드래곤은 “사실 10년 동안 좋은 날만 있었던 건 아니었지만 여러분들이 항상 그 자리에서 기다려주셔서 우리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제 10년이 됐을 뿐 앞으로 만날 날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누군가에게 ‘벌써 10년’인 시간을 빅뱅은 ‘이제 10년’이라고 말했다. 언젠가 빅뱅이 세 번째 월드투어를 개최한다면 또 어떤 새로운 기록들을 써내려가게 될까. bluebell@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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