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 소사구에 사는 김모(30)씨는 최근 고민이 생겼다. 8개월 된 아이가 분유를 먹으면 구토를 하거나 녹변을 보기 때문이다. 일반 분유보다 30%가량 더 비싼 슈퍼프리미엄 분유로 바꿨지만 아이는 분유를 입에 대지도 않았다. 엄마들 사이에서 ‘황금똥 분유’로 입소문이 난 산양분유도 마찬가지였다. 아이와 함께 소아과로 찾아간 김씨는 프리미엄 분유와 일반 분유가 큰 차이가 없고, 분유 타는 방법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업계에 따르면 2015년 기준 국내 전체 분유시장은 약 4000억원대. 젖소분유제품이 85%, 산양분유제품이 15%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전체 분유시장이 5년간 5%대 성장률을 보인 것에 비해 산양분유시장은 30% 이상 급증했다. 모유와 성분이 비슷하고, 소화장애와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αs1-카제인과 β-락토글로불린이 없거나 적다고 알려지면서 초보 ‘엄빠’들이 찾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시장의 성장세만큼이나 가격차이도 크다. 같은 기업의 분유라고 하더라도 일반 분유와 프리미엄 분유의 가격은 최대 61% 가까이 차이 난다.
여성포털사이트 이지데이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분유 선택 기준에 대해 육아중인 821명 중 33%에 달하는 277명이 함유성분을, 23.8%인 196명이 주변 지인의 추천을 꼽았다. 브랜드와 제품 선택 시에는 73%가 영양성분과 소화흡수를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차이가 있음에도 프리미엄 분유를 바꾸는 이유는 대부분 구토나 알레르기, 녹변, 소화불량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건강과 관련된 부분을 중점적으로 보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녹변이나 알레르기 등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성분상 큰 차이가 없다고 말한다. 성분 중 필수인자인 탄수화물과 단백질, 지방, 비타민, 무기질 함유량은 거의 동일하며 프리미엄 분유에 함유된 DHA, 아라키돈산 등의 성분도 일부 포함돼있기 때문이다.
엄마들이 가장 걱정하는 녹변의 경우 유당 함유에 따른 차이가 크다고 말한다. 국내 시판되는 1단계 분유의 경우 100㎖ 당 평균 5~7g의 유당이 들어있다.
소아과 전문의는 “유당불내증이나 알레르기 등의 이유로 특수 분유를 먹이는 것이 아니라면 일반분유와 프리미엄 분유의 차이는 사실상 미비하다”면서 “가벼운 녹변 증상의 경우 무작정 비싼 분유나 외국 분유를 먹이는 것보다는 평소보다 묽게 타는 정도로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