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삼시세끼’가 다시 육지로 돌아왔다. 강원도 정선에서 시작해 만재도를 거친 ‘삼시세끼’가 새롭게 찾아낸 장소는 전라북도 고창이다. 이미 어촌편에서 두 시즌을 함께 하며 호흡을 맞춘 배우 차승원, 유해진, 손호준은 이번엔 육지에서 어떤 음식을 만들어낼까. 막내아들 역할을 담당할 새 멤버로 영입된 배우 남주혁의 활약도 감상 포인트다.
28일 오후 2시 서울 월드컵북로 상암 스탠포드 호텔에서 열린 tvN ‘삼시세끼 고창편’ 제작발표회에서 이진주 PD는 고창으로 장소를 바꾼 이유에 대해 “차승원과 유해진에게 더 편한 환경을 마련해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 PD는 “어촌편의 배경이었던 만재도는 고립된 곳이었다”며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차승원이 훌륭한 요리를 해줬다. 더 좋은 조건이면 시청자들이 힐링 할 수 있는 영상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미 육지 생활을 경험한 이서진과 옥택연이 아닌 왜 어촌편 멤버들이었을까. 이에 대해 나영석 PD는 “차승원, 유해진, 손호준을 농촌으로 보내자는 것이 기획의 첫 시작이었다”고 밝혔다. 나 PD는 “이들이 이전 시즌을 촬영할 때 ‘우리를 육지에 데려다주면 더 잘할 수 있다’고 노래를 불렀다”며 “‘그럼 육지에 데려다줄 테니 한번 해 봐라’ 하는 심정이었다. 그들이 생선을 먹으며 긴 시간 어촌에서 음식을 했기 때문에 육지에서만 맛볼 수 있는 재료로 어떤 음식을 할지 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새 멤버도 충원됐다. tvN 월화드라마 ‘치즈인더트랩’에 출연했던 23살의 신인급 배우 남주혁이 그 주인공이다. 차승원, 유해진이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를 챙기는 가운데 손호준이 막내 역할로 중심을 잡는 구도는 ‘삼시세끼 어촌편’을 매력적인 프로그램으로 만들었다. 손호준보다 어린 남주혁은 새로운 막내 역할을 맡아 기존에 잡혀있던 캐릭터 구도를 흔들 예정이다.
나영석 PD는 “원래는 이 멤버 그대로 갈 생각이었다”며 “유해진이 영화 스케줄 문제로 아쉽게 출연이 불발돼 어쩔 수 없이 생긴 결원을 전혀 다른 이미지, 전혀 다른 나이대의 사람으로 캐스팅하게 됐다. 그래야 이번 시즌에는 유해진 없이 해도 다음 시즌에 유해진이 돌아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유해진 자리에 남주혁을 막내로 넣어 관계를 흩트리면 색다른 재미가 생기지 않을까 싶었다”며 “덕분에 역할이 가장 달라진 사람은 손호준이다. 막내들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관계에 집중해서 봐도 재밌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선에서 촬영된 ‘삼시세끼’가 2014년 10월 첫 방송된 지 벌써 2년이 지났다. 그동안 ‘정선편’ 두 시즌, ‘어촌편’ 두 시즌이 방송됐으니 이번 ‘고창편’은 ‘삼시세끼’의 다섯 번째 시즌이다. 시간이 흐르고 시즌이 바뀌는 동안 ‘삼시세끼’를 만드는 제작진의 입장도 처음과는 다르다.
나영석 PD는 “맨 처음 ‘정선편’을 시작할 때는 고춧가루도 빻아서 먹고 맷돌을 갈아서 커피를 먹기도 했다”며 “그런 것들이 난 재밌었고 시청자들도 즐거워했다. 하지만 ‘삼시세끼’의 핵심은 시청자들이 출연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피식 웃거나 ‘나도 저 음식을 해먹어봐야지’, ‘저런 공간에 살다갔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인 듯 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선에서의 라이프스타일이 1950년대였다면 어촌은 1960~70년대, 고창은 거의 1980~90년대 느낌까지 왔다”며 “시골에서 함께 밥을 해먹는다는 게 얼마나 힘든지에 대한 문제보다는 어떤 걸 먹고 얼마나 그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느냐가 시청자들이 궁금한 거라고 생각한다. 이번 시즌에서는 차승원이 이전에 없던 신문물을 이용해서 어떤 라이프스타일을 펼쳐내는지가 볼거리다”라고 설명했다.
아쉽지만 ‘어촌편’에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던 산체와 벌이는 등장하지 않을 예정이다. 만재도보다 방문하기 쉬워졌지만 게스트도 없다. 제작진은 당분간 네 사람의 관계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지켜보는 것에 집중할 생각이다.
이진주 PD는 “산체와 벌이는 사실 제작진의 동물”이라며 “산체 엄마가 신서유기 팀으로 가게 됐다. 주인도 없는데 억지로 데려오는 게 산체에게 너무 미안해서 이번엔 산체 없이 가볼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나영석 PD는 “당분간은 새로운 막내로 인해 관계가 어떻게 바뀌고 새로운 환경에 어떻게 적응하는지 디테일하게 들여다보는 것으로 게스트가 주는 재미를 대신할 생각”이라며 “게스트가 아예 없다기보다는 ‘정선편’처럼 매번 게스트가 온다는 원칙을 세워놓지 않았다는 정도다. 비정기적로 깜짝 손님을 모시는 일도 있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삼시세끼 고창편’은 tvN ‘신서유기2’ 후속으로 다음달 1일 오후 9시45분 첫 방송된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