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원료인 원유값이 인하하면서 우유와 유제품 가격 하락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유업계서는 1+1이나 끼워 팔기 등으로 체감 소비자가를 낮춰왔고 연평균 200억원 가까운 흰우유 누적적자 때문에 기대만큼의 우유값 인하는 섣불리 확답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낙농진흥회는 이달 28일 열린 이사회에서 원유 기본가격을 ℓ당 922원으로 18원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원유가격 인하는 지난 2013년 원유가격연동제 도입 이후 처음이다. 인하된 가격은 오는 8월 1일부터 적용된다.
원유가격연동제는 생산비의 증감과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토대로 원유가격을 결정하는 제도로 시장의 수급 상황보다 원유생산비에 기초해 가격을 책정한다. 한 번 가격이 결정되면 1년간 가격을 유지해야 해 시장상황과 동 떨어진다는 비난도 있어왔다.
업계에서는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우유가격이 내려갈지에 대해서는 확답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원유가격 하락폭이 1.9%로 낮은데다가 그동안 국내 시장에서의 수요 감소 등의 이유로 적자폭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부 유업체는 체세포수 1등급 등 고급화 제품을 내놓으면서 가격은 기존 우유 그대로 유지하는 궁여지책을 사용하기도 했다. 손해를 감수하면서라도 얼어붙은 우유 소비심리를 깨기 위해서였다.
한 유업체 관계자는 “흰우유의 경우에는 연간 200억 가까운 적자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커피우유나 조제분유 등 다른 제품의 수익으로 적자를 메우고 있어 흰우유의 경우 소비자들이 체감할 정도의 큰 폭의 가격 인하는 사실상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상황과 원가상승요인들을 고려해 검토해야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