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타개책은 중국? 유업계 수출 ‘호재와 악재 사이’

불황 타개책은 중국? 유업계 수출 ‘호재와 악재 사이’

中 내 프리미엄화… 각종 규제·관세에 발목

기사승인 2016-06-30 17:20:53

얼어붙은 소비심리와 누적적자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는 국내 유업체들이 중국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어져온 흰우유의 적자를 분유와 가공유 등의 내수판매와 수출로 메우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시장에서 분유가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데 반해 흰 우유는 여전히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복수의 관계자들은 중국의 한 자녀 정책 폐지라는 호재에도 관세와 상대적으로 높은 원유값 때문에 중국시장을 무작정 활로(活路)라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1인당 흰우유 소비량은 2012년 28.1㎏에서 지난해 26.6㎏으로 지속적인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생활에 밀착돼있는 편의점의 흰우유 판매량도 점차 줄어 2013년 30.2%에서 올해 상반기 19.9%까지 떨어졌다. 대신 가공유는 점차 늘어 80%대에 안착했다. 국내시장에서 흰우유의 설 자리가 점차 줄어드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얼어붙은 소비심리와 가격에 대한 심리적인 저항을 원인으로 꼽는다. 1+1행사와 끼워 팔기, 기존 가격을 유지하고 고급화 제품을 내놓는 등 실질적인 소비자가를 낮추는 고육지책도 사용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유업계 관계자는 “어느 업체든 흰우유로 인한 연간 100억원 이상의 적자를 껴안고 있다”면서 “분유와 가공유 등의 판매와 수출로 흰우유의 적자를 메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분유의 경우 중국 등에서 판매고를 올리면서 어느 정도 도움이 되고 있지만 흰우유는 중국시장에서도 역할이 미미하다”고 덧붙였다.

국내 우유의 중국시장 수출 현황은 밝지 않다. 지난해 기준 국내 흰우유의 중국 수출량은 72억원대. 인프라증설과 중국 내 프리미엄 인식의 확산으로 올해 120억원대를 예상하고 있지만, 재작년 1049억원의 대중국 수출판매고를 올린 조제분유에 비하면 1/10 정도 규모다. 흰우유의 국내 판매액인 9449여억원에 비해보면 내수에 과하게 쏠려있다.

호재는 있다. 지난해 10월 중국정부가 한 자녀 정책을 폐지하면서 유제품 주 소비층인 아동인구가 늘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이다. 또 연세우유가 내몽고 이리실업집단고분유한공사와 10년간 4000억원대의 수출계약을 체결하면서, 업계는 어느 정도 유통망 확장의 간접수혜를 얻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중국에 비해 두 배 가까운 원유가격과 관세가 발목을 잡는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ℓ당 900원대인 우리 원유값에 비해 영국은 300원대, 수출상대국인 중국도 500원대로 절반 수준이다. 국내 우유가 중국으로 수출될 때 붙는 관세는 평균 15%, 여기에 부가가치세인 증치세가 17%가량 붙는다. 중국 현지에서 1ℓ들이 국산 우유가 5000~7000원 정도에 판매되는 이유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원유가격 차이와 관세 등의 이유로 가격경쟁은 어렵다고 보지만 ‘안전’과 ‘프리미엄’화를 통해 차츰 인프라를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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