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재료와 인건비 등 제조원가 상승을 이유로 지난 3월부터 삼양, 크라운제과, 해태제과 등 제과업계들이 잇따라 가격을 인상했다. 원가압박을 견디지 못한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하지만,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는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손쉬운 가격인상대신 품질향상과 내부적인 비용절감 등 소비촉진을 불러올 다양한 수가 많기 때문이다.
해태제과가 1일자를 기해 조정한 제품 중 자일리톨을 비롯한 8개 제품 가격이 평균 8% 인상됐다. 2개 품목은 중량을 늘려 소비자들의 체감가격은 8.2% 가량 내려갔고, 1개 제품은 가격을 16.7% 인하했다.
모회사인 크라운제과도 지난 달 일부 제품의 가격을 4%~13% 인상했다. 이에 앞서 롯데제과도 지난 3월 빠다코코넛과 롯데샌드 등의 가격을 올렸다. 삼양식품 역시 짱구와 사또밥을 30%가량 인상했다.
전반적인 가격인상 흐름이다.
업계는 가격인상의 원인을 인건비와 부자재, 유통, 영업비용 등의 상승을 꼽았다. 원재료 값이 일부 내린 것은 맞지만 인건비를 비롯한 다른 부분이 그만큼 올랐고, 수년간 가격을 동결해 원가압력을 버티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코코아매스와 땅콩반태를 제외한 시유, 생크림, 팜유 등 대부분 원자재 가격은 내렸다. 원재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정백과 맥분도 지난 2012년 대비 평균 10%가량 감소했다. 공개가 불가능한 기타 유통과 영업비용 등 가격상승 요인이 충분하다는 업계의 설명은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는 조금 부족하다.
가격인상은 민감한 이슈다. 심리적인 저항은 곧바로 구매거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업체 나름의 고충이 있겠지만 소비의 근간이 되는 ‘구매’를 얼어붙게 만든다는 것 또한 염두에 두어야 한다.
제품가격인상은 업체가 원가압박 등을 해결하기 위한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다만 먼저 질적향상과 내부적인 절감을 이뤄내 소비자들의 충분한 만족과 이해를 받은 뒤, 마지막 수단으로 가격인상카드를 꺼내는 것이 순서가 아닐까. 아쉬움만 남는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