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상승률이 두 달 연속 0%대를 기록했지만, 외식 소주값은 12%나 상승했다. 주류업계는 지난해 말 출고가 인상 이후 소주 출고가는 그대로며 당분간은 인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규제 없이 점주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일반 소매점의 고무줄 가격을 문제로 꼽고 있다.
통계청이 1일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소주가격은 12.0% 상승했다. 2.2% 상승한 서비스물가 중 소주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한 것은 하수도요금(18.4%) 뿐이다. 일부 음식점에서 소주가격이 5000원대에 안착했기 때문이다.
작년 말 주류업체에서 출고가를 인상하면서 소주 4000원 시대가 열렸다. 당시 평균 소주 출고가는 1000원. 중간 유통 과정을 거치면서 가격이 불어나고, 최종적으로 음식점에서 마진을 남기기 위해 만들어진 가격이다.
업계에 따르면 작년 말 소주는 출고가 기준 50원~60원이 인상됐지만 실제 음식점에서는 500원 이상 인상됐다. 도매상과 소매상을 거치면서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통상 음식점에 들어가는 소주 가격은 평균 출고가의 3배 정도라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결국 5000원대 소주 탄생의 원인은 일반 음식점의 규제 없는 고무줄 가격 때문이라는 것이다.
주류업계관계자는 “최종 소비처인 일반 음식점에서 소주가격 변동에 대한 규제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당분간 소주값 인상은 없을 것을 보지만 점주 자율인 음식점 가격은 두고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은 납품단가와 임대비, 인건비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하소연한다.
목동에서 일본식 주점을 운영하는 하모씨는 “출고가가 50원 오른다고 해도 실제 납품 단가는 그보다 더 올라 남는게 없다”면서 “술 팔아서 돈 번다는 말도 옛말”이라고 말했다. 이어 “혹시나 가격을 올렸다가 손님을 잃을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