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가 확정됨에 따라 대 중국관련 수출업체가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사드 배치 확정 이후 중국 정부가 즉시 외교부 성명을 통해 불만과 반대를 표했기 때문이다. 특히 작년 1000억원대 달성으로 호조를 보이던 조제분유수출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에 국내 유업체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난 8일 대한민국 국방부가 사드 배치를 공식적으로 발표하자 중국 외교부는 다음 날인 9일 외교부 성명을 통해 불만과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한국과 중국의 정치·외교에서 긴장감이 흐르자 조제분유 수출의 대부분을 대 중국 시장에 의존하고 있는 유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지난 2000년 마늘 파동 당시처럼 경제적인 보복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당시 중국 마늘의 수입이 급증하자 정부는 중국산 마늘의 관세를 30%에서 315%로 10배 이상 올렸다. 중국은 곧바로 한국산 휴대전화 등의 수입을 중단하는 등 대립각을 세웠다가 정부의 관세인상 철회 이후 수입중단을 풀었다.
이번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정부의 ‘경제보복’을 우려하는 이유다. 지난해 국내 조제분유의 대 중국 수출규모는 약 1011억원. 유제품 중 70% 가까운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유업체들은 국내 가공유 시장 확대와 조제분유 수출 등의 매출로 업체평균 연간 100억원 이상 발생했던 흰 우유 적자를 메워왔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한 자녀 정책’이 폐지되면서 주요 소비원인 유아가 200만명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대 중국 조제분유 시장에 대한 업계 전망은 밝았다.
하지만 중국이 자국시장 내 분유 브랜드 수를 제한하고, 이번 사드 배치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보이면서 상황은 낙관할 수 없게 됐다. 폐쇄적인 성격이 강한 중국시장에서 국내분유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지난 21일 중국 국가식품약품감독관리총국은 국내외 분유업체의 브랜드와 제품 수를 각각 3개와 9개로 제한하는 규정을 발표했다. 규정에 따라 오는 10월까지 3개 브랜드를 제외한 나머지 브랜드의 수출은 포기해야하는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유업체의 대 중국 수출 브랜드는 평균 7개 정도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서는 우선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복수의 유업계 관계자는 “우선은 사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면서 “정부 정책과 중국 대응을 충분히 지켜본 후 직접적인 제재가 발생한다면 이후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