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음' 대신 즐기는 주류문화가 사회 전반에 확산되면서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저도·탄산주가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한 해의 30% 가까운 매출이 발생하는 최대 성수기 여름을 기점으로 주류업계는 이같은 트렌드의 폭을 넓혀 갈 전망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탄산주 시장 규모는 전년대비 70% 신장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실제로 출시 4개월만에 1000만병 판매고를 올린 부라더소다 덕에 보해양조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5% 상승했다. 저도탄산주 선발주자인 보해양조는 각 계절 제철과일을 활용한 부라더 시리즈를 지속적으로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3월 하이트진로가 출시한 '이슬톡톡'은 출고량 기준 두달만에 1000만병을 판매됐다. 이와 함께 망고과즙을 첨가한 2.5도 저도맥주 '하이트 망고링고'도 출시했다.
롯데주류 역시 과일주 '순하리' 시리즈에 탄산을 더한 화이트와인 베이스 '순하리 소다톡 사과'를 시장에 내놨다. 기존 12도였던 도수를 3도까지 끌어내리고 탄산을 추가했다.
국순당은 기존 제품인 아이싱 시리즈에 신제품을 추가했다. 여름 제철과일인 수박향을 첨가한 '아이싱 시즌 스페셜'은 알코올 도수 4.9도에 청주로 '3도' 저도주와 큰 차이가 없다.
위스키업계에서도 저도주를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골든블루는 지난 5월 블렌디드 화이트 위스키 '팬텀 더 화이트'를 출시했다. 골든블루는 알코올 도수 36.5도인 팬텀을 통해 '위스키 비수기'인 여름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의 '그린자켓' 역시 36.5도 위스키다. 4월 출시된 그린자켓은 한달만에 초도물량 3개월분인 10만병이 판매되기도 했다.
롯데주류는 국내 시장 처음으로 25도 위스키 '블랙조커' 2종을 출시했다. 30도 위스키가 자리잡은지 1년만에 20도대 위스키가 출시된 것은 일반주류의 저도 트렌드가 위스키시장에까지 영향이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단순히 인기 제품을 쫓는 미투제품의 범람이라기보다는 주류문화 자체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춘 제품들이 출시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최근 파티나 '혼술' 등 가볍게 즐기는 주류문화가 퍼지면서 저도주와 탄산주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성수기인 여름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트렌드에 맞춘 신제품 출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