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영화 한류 열풍을 타고 국산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중국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하지만 이름과 메뉴를 교묘하게 베낀 ‘짝퉁’ 프랜차이즈 때문에 국내 업체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업계에서는 자국 상표 출원권을 우선하는 중국상표법 때문에 마땅한 대응책이 없다고 말한다.

15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중국에 진출한 국내 빙수업체 ‘설빙’이 자사 메뉴와 종업원복장, 간판 등을 따라한 짝퉁 프랜차이즈에 피해를 보고 있다. 지난해 5월 중국 상해점을 시작으로 24개까지 매장을 확대했지만 이미 유사브랜드는 300여개로 추정되고 있다. 중국에 진출하기도 전에 이미 중국 내에 설빙을 비롯한 유사한 단어의 상표들이 선점됐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상표법상 자국 내에서 먼저 상표를 출원할 경우 해당 권리를 우선하고 있다. 중국이 상표법 제3차 개정안을 통해 출원권자의 권리 보호를 강화했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 기업이 큰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중국 내 짝퉁 브랜드에 피해를 보는 업체는 설빙만이 아니다.

치르치르를 운영하는 리치푸드 역시 2014년 중국 ‘천진MF’와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이후 2년간 15개 매장을 오픈하며 순조롭게 성장하던 치르치르는 천진MF가 브랜드명과 로고를 교묘하게 베낀 ‘치르치킨’이라는 브랜드를 등록한 사실을 파악했다. 이후 천진MF는 짝퉁 브랜드로 베이징, 청도, 심양 등에 치르치킨 매장을 오픈 했다. 리치푸드는 분쟁으로 인한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 취소, 가맹사업 지연 등 피해 규모를 260억원으로 추정했다.

SPC그룹의 파리바게뜨 역시 ‘파리 필링’과 ‘파리펑띠’라는 중국 짝퉁 브랜드로 곤혹을 치뤘다. 2004년 9월 중국 상해에 1호점을 낸 파리바게뜨는 짝퉁 브랜드와의 상표권 분쟁 끝에 올해 3월 승소했다.

업계관계자는 “상표권분쟁 등에 경험이 있거나 대응 법무팀이 있는 대기업이라면 모를까 소규모점포에서 성장한 브랜드의 경우 이런 문제에 대한 내구성이 약할 수밖에 없다”면서 “최초창업단계부터 해외진출까지 생각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내 한국업체의 상표출원 건수가 9970여건에 달하는 만큼 정부가 적극적으로 자국 브랜드들의 상표권 보호와 분쟁 중재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