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월화드라마 ‘싸우자 귀신아’는 지난해 방송된 tvN 금토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과 유난히 닮은 점이 많다. 귀신을 보는 주인공과 자신이 왜 죽었는지 모르는 귀신이 만나면서 스토리가 진행되는 점, 선한 이미지였던 인물이 알고 보니 누구보다 악한 인물로 밝혀지는 점, 로맨스부터 공포, 코믹까지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점 등이 그렇다. 제목에 ‘귀신’이 들어가는 드라마가 tvN에서 2년 연속으로 여름에 방송되는 것과 배우 강기영이 두 드라마에서 코믹한 감초 연기를 선보인다는 점까지 똑같다. 이쯤 되면 의도적인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하지만 ‘싸우자 귀신아’에 출연 중인 배우들과 연출을 맡은 박준화 PD의 생각은 달랐다. 8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상암산로 CJ E&M센터에서 열린 tvN 월화드라마 ‘싸우자 귀신아’ 기자간담회에서 박준화 PD는 “‘싸우자 귀신아’가 ‘오 나의 귀신님’과 비교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다른 드라마를 참고하거나 일부러 다른 점을 보여주는 것보다는 ‘싸우자 귀신아’에 가장 잘 어울리는 스토리와 연출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두 드라마 간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박 PD는 ‘오 나의 귀신님’을 “잘 만든 드라마”라고 칭찬하면서도,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박 PD는 “극 중 대학생인 박봉팔(옥택연)과 고3의 기억을 갖고 있는 김현지(김소현)의 멜로를 그리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풋풋함”이라며 “캐릭터의 색깔과 각자의 매력이 극대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매회 새로운 귀신이 등장하고, 그 귀신이 등장인물들과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는 점도 ‘오 나의 귀신님’과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배우 권율도 같은 생각이었다. 권율은 “배우들도 ‘오 나의 귀신님’과 비교된다는 걸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의식한 적도 없고, 의식해서 다르게 가는 것도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이어 “내가 맡은 주혜성이 ‘오 나의 귀신님’에서의 최경장(임주환)과 비교가 되는 것에 대해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며 “‘오 나의 귀신님’에서 최경장의 악행이 마지막에 드러났다면, 내가 맡은 주혜성은 초반부터 악인일 것 같다는 추측이 나오기 시작했다. 주혜성이 왜 악인이 됐는지, 어떻게 극복할지가 봉팔-현지의 관계와 함께 풀릴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권율이 귀띔한 것처럼 후반부에서는 악역 주혜성의 역할이 더 커질 예정이다. 박 PD는 “흔히 ‘사람이 제일 무섭다’라고 하는 것처럼, ‘싸우자 귀신아’에서 가장 무서운 건 귀신이 아닌 주혜성”이라며 “드라마의 초반 분량이 봉팔과 현지의 관계를 만드는 것에 무게 중심을 뒀다면, 중·후반부에서는 주혜성이 현지-봉팔과 어떤 관계를 이루는지가 빠른 속도로 전개될 예정이다. 9~10회에서 그 변화가 표현되지 않을까 싶다”고 예고했다.
현재 전체 분량의 절반인 8회까지 방송되며 반환점을 돈 ‘싸우자 귀신아’는 매주 월, 화요일 오후 11시 방송된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