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는 끝났습니다. 지상파 3사의 월화드라마가 또 한 번 격돌할 조짐입니다. 오는 22일, 29일 각각 첫 방송 되는 KBS2 새 월화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이하 구르미)과 SBS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이하 달의 연인)가 그 주인공입니다.
‘구르미’와 ‘달의 연인’ 두 드라마 모두 사극이라는 점 외에도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구르미’의 장르는 청춘 궁중 로맨스입니다. 2010년 방송돼 큰 인기를 얻었던 KBS2 월화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이 떠오르는 장르죠. ‘달의 연인’은 타임슬립 판타지 사극을 표방하고 있습니다. 주인공이 갑자기 과거로 이동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는 점에서 2012년 방송된 MBC 일요드라마 ‘닥터 진’, 지난해 방송된 MBC 웹드라마 ‘퐁당퐁당 러브’와 비슷한 설정입니다.
최근 주목 받고 있는 젊은 남녀 배우들과 아이돌 출신 배우들이 대거 등장하는 점도 닮았습니다. ‘구르미’는 배우 박보검과 김유정을 중심으로 B1A4 진영, 곽동연, 채수빈 등이 출연합니다. ‘달의 연인’은 이준기와 아이유를 주축으로 강하늘, 홍종현, 남주혁, 엑소 백현, 지수, 강한나, 소녀시대 서현, 지헤라 등 다수의 배우들이 출연합니다.
두 드라마 모두 소설을 원작으로 제작됐다는 공통점도 있습니다. ‘구르미’는 동명의 웹 소설을 원작으로 했고, ‘달의 연인’은 중국 소설가 동화의 ‘보보경심’이 원작입니다. 특히 ‘보보경심’은 이미 중국에서 드라마로 제작돼 높은 인기를 얻은 만큼 ‘달의 연인’에 대한 중국 시청자들의 기대가 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KBS와 SBS의 월화드라마는 얼마 전에도 같은 장르로 같은 날 정면대결을 펼친 기억이 있습니다. KBS2 월화드라마 ‘뷰티풀 마인드’와 SBS 월화드라마 ‘닥터스’가 의학드라마라는 같은 장르로 지난 6월 20일 동시에 첫 방송한 것이죠. 그 결과 ‘닥터스’는 12.9%(닐슨코리아 기준), ‘뷰티풀 마인드’는 4.1%의 첫 회 시청률을 기록하며 시작부터 큰 격차를 나타냈습니다. 결국 ‘닥터스’는 20%를 돌파하며 승승장구 했지만, ‘뷰티풀 마인드’는 14회로 조기종영 되며 씁쓸함을 맛봐야 했습니다.
수목드라마는 MBC ‘W’가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며 기세를 잡은 분위기입니다. MBC 월화드라마 ‘몬스터’는 10~11%대의 시청률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죠. ‘구르미’는 박보검을 내세워 반전을 기대하고, ‘달의 연인’은 원작의 힘을 빌려 상승세를 이어갈 계획입니다. 시청자들의 리모컨은 어느 채널로 향하게 될까요.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