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전미옥 기자] 직장인 10명 중 6명이 휴가 이후 일상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휴가 후유증은 보통 며칠이면 회복되기 마련이지만 1~2주 이상 지속되고 피로감이 여전하다면 몸에 다른 문제가 없는지 의심해야 한다.
최근 한 취업포털 사람인의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10명 중 6명 이상이 휴가를 갔다와서도 일상 적응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표적인 휴가 후유증인 피로와 무기력증·불면증·우울증·소화불량 등은 보통 며칠이면 회복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증상이 1~2주 이상 지속되고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 휴가 기간 중 발생한 불안정한 생체리듬과 호르몬 불균형이 원인이 돼 몸에 이상이 생긴 것으로도 볼 수 있기 때문에 보다 세심하게 몸 상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백혜리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내분비내과 과장은 “우리 몸에서 규칙적으로 작동하던 생체리듬이 휴가 동안 갑자기 변화된 생활 패턴으로 인해 호르몬 분비와 자율신경 계통의 균형이 깨지고 회복하는데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며 “하지만 휴가 복귀 후 일정 기간이 지났어도 피로와 무기력증 등이 계속 된다면, 다른 질환이 있는지를 의심하고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휴가 후유증 원인은 생체리듬 혼란과 호르몬 분비 불균형
생체리듬은 각성·수면주기·신체 활동·식습관 등 몸의 활동에서 일어나는 주기적인 변화 작용들을 포함한다. 이런 생체리듬이 원활하게 작동될 수 있는 이유는 '멜라토닌'과 '코티솔' 등과 같은 호르몬 분비와 자율 신경 계통과의 균형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은 밤에 분비돼 수면과 휴식을 돕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은 낮에 분비돼 각성작용을 담당하는 것이다.
그런데 휴가기간에는 불규칙한 생활과 음주, 해외여행 시 시차적응의 문제 등으로 생체리듬은 혼란을 겪게 되는 것이다. 휴가지에서 밤낮이 바뀐 생활패턴을 보냈다면 휴가 복귀 후에도 밤에는 멜라토닌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아 불면증에 시달릴 수 있으며, 반대로 낮에는 코티솔 분비에 이상이 생겨 피로와 무력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또 불안정한 생체리듬과 호르몬 분비 불균형으로 기초 대사량과 면역력이 떨어지면 이 시기에는 좀처럼 걸리기 힘든 여름 감기에 걸리기도 한다. 무엇보다 우리 몸의 항상성이 저하되면서 만성피로는 물론 우울증 같은 정신적 질환까지 악화 될 수 있다. 따라서, 휴가 복귀 후 1~2주 정도는 생체리듬을 휴가 이전으로 되돌릴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수면 및 식습관 신경 써야, 휴가 후유증 지속 시 전문가 상담 필요
휴가 복귀 후에는 평소 수면 습관으로 되돌아가도록 노력해야한다. 또한 휴가기간 동안 많은 활동량으로 경직된 근육은 틈틈이 맨손체조나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다. 간단한 산책이나 조깅 같은 유산소 운동은 활성 산소 제거 효과가 있어서 노화를 방지하고 활력을 증진시키는 효과가 있다. 여기에 근력 운동과 병행하면 근육량 및 기초 대사량 증가로 면역력이 증강되면서 생체 리듬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는데 도움이 되는 과일과 채소를 섭취해 영양소도 보충하는 것이 좋다. 수박· 자두· 복숭아 같은 제철 과일은 물론 비타민B가 풍부해 면역력을 높이는 토마토, 비타민C가 풍부해 피로와 갈증 해소에 좋은 오이 등이 면역력 강화와 스트레스 해소에 좋다. 단 술과 커피 및 기름진 음식 등은 위에 무리를 주고 영양소의 섭취를 방해하므로 피하는 것을 권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휴가 후유증이 2주 이상 이어지거나 원인 불명의 피로·통증·소화불량·감기 등이 나타난다면 단순한 후유증이 아니라 다른 원인을 의심해볼 수 있으므로 병원에서 정확한 원인질환을 파악해 치료할 필요가 있다.
백혜리 과장은 “정확한 원인질환을 파악하지 않고 단순히 피로회복제를 과복용하거나 무조건 휴식을 취할 경우 오히려 몸의 항상성을 저해하고 질환을 키울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