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전미옥 기자] 유난히 더웠던 여름이 지나고 어느덧 가을 초입에 들어섰다. 올 가을에는 감염병 발생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건강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주요 감염병인 쯔쯔가무시증, 신증후군출혈열 등이 지난해보다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행시기인 9월부터 11월까지는 전체 발생률의 90%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돼 주의가 요구된다.
쯔쯔가무시증은 털진드기 유충에 물려 발생하는 법정 제3종 감염병이다. 우리나라 전역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최근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농부, 군인, 등산객 등 야외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감염된다. 주요 매개체로는 활순털진드기 및 대잎털진드기가 있다. 산이나 들풀에서 진드기에 물려 감염되는 데 최근 캠핑 등 다양한 야외활동으로 도시거주민들이 걸리는 경우도 다수 발생하고 있다.
이 질환은 진드기에 물려 쯔쯔가무시균이 체내로 들어와 증식하는 식으로 발생한다. 쯔쯔가무시병을 유발하는 털진드기 개체 수는 산란기인 8월의 평균기온에 영향을 받는다고 알려져 있다. 8월 기온이 높을수록 개체 수도 증가한다는 것이다. 올 여름은 평년보다 기온이 높아 털진드기 개체 수도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초지에서 전체 털진드기의 39.8%가 채집됐으며, 밭(35.1%), 논(13.4%) 및 수로(11.7%) 순서로 채집돼 소풍이나 성묘, 캠핑 등 야외활동 시, 또는 농사 등으로 밭에서 활동할 시 감염될 확률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쯔쯔가무시증은 대개 1∼2주의 잠복기를 거쳐 발열, 두통, 피부발진 및 림프절 비대 등의 증상을 보인다. 피부 발진은 발병 후 5∼8일경에 몸통에 주로 생기고, 간비종대, 결막 충혈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기관지염, 간질성 폐렴, 심근염, 수막염 등 증세로 발전하기도 한다. 진드기가 문 곳에 딱지가 앉는 것이 발견되면 쯔쯔가무시증으로 쉽게 진단된다. 그러나 일부 환자는 진드기에 물린 상처가 없거나, 열이 나는 기간이 짧은 경우도 있다. 이때는 임상양상과 혈청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정진원 중앙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쯔쯔가무시증은 사람 간 감염은 없다. 따라서 환자를 격리시킬 필요는 없다. 치료는 독시사이클린 항생제를 사용하며, 투여 후 36∼48시간이면 해열이 된다”며 “예방백신이 없어 야외활동 시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최선이다. 쯔쯔가무시증을 앓은 적이 있는 경우 일부 항체가 생기기도 하지만 질병을 완전히 예방해주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신증후군출혈열 또한 가을철에 많이 발생하는데 이 질환은 한탄 바이러스, 서울 바이러스 등에 의한 급성열성감염증에 속한다. 대개 들쥐가 감염원이며 도시의 시궁쥐, 실험실의 쥐도 바이러스를 매개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1951년 이후 매년 수백명 정도의 환자가 신증후근성출혈열로 신고되고 있고 치명률도 7%정도로 높다.
초기 고열 증상을 보이는 쯔쯔가무시증, 렙토스피라증 등과의 감별이 중요하다. 정지원 교수는 “신증후군출혈열은 특정한 치료제가 없어 임상경과 시기별로 적절한 대증요법이 적용된다. 그러나 감염 후에는 항체가 생기고 항체는 수십 년 후까지 유지돼 재감염 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가을철 감염성 질환 예방과 관련해 정 교수는 “다발지역에 접근하지 않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다. 특히 질병이 유행하는 가을철에는 잔디 위에 눕거나 야외에서 맨살을 노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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