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 시장에서 마주친 교육업체들… 맞춤형 시스템으로 체질 개선·강화

영·유아 시장에서 마주친 교육업체들… 맞춤형 시스템으로 체질 개선·강화

기사승인 2016-09-12 18:38:23

라인업 확대 구축하며 차별화 콘텐츠 강조

“영·유아 시장 마케팅 필수… 잠재고객 확보”

[쿠키뉴스=김성일 기자] 저출산으로 인해 학령인구가 감소하고 소비 성향은 까다로워진 탓에 교육업계는 전보다 더 많은 고민을 할 수 밖에 없다. 그간 쌓아온 이미지를 제고하면서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전략회의를 거듭한다. 치밀한 내부 검토 끝에 최근 기업들이 마주친 곳이 바로 영·유아 시장이다. 한계가 보이던 기존 사업을 재해석해 영·유아쪽으로 영역을 확장하거나 본래 갖고 있던 해당 부문을 더욱 견고하게 다지는 과정을 이어가고 있다.

교육기업들이 영·유아 사업에 부쩍 공을 들이는 이유는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일단 초·중 교육 등 주축 사업을 교두보 삼아 연계할 경우 위험부담을 덜 수 있다. 전반적 수요는 감소하고 있지만, 변화하는 교육 시스템 속에서 긍정적 요소도 보인다. 개인 맞춤형 방식에 대한 소비자의 욕구가 확산되고, 더불어 사고력 및 창의력을 살릴 수 있는 프로그램이 주목받고 있는 상황에서 영·유아 시기에 적절한 교육을 진행해야 커가면서도 능력을 한껏 발휘할 수 있다는 교육업계의 마케팅에 힘이 실린다.

교원그룹은 최근 ‘영·유아 전문가 과정’을 통해 학습지 교사의 역량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프로그램의 수준 못지않게 이를 전달하고 지도하는 교사의 자질 또한 뒷받침 돼야한다고 강조한다. 교원그룹 관계자는 “전문가 과정의 심화는 개인 맞춤형 수업과 학부모 상담 등에 유용하게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교원은 ‘누리-키즈-초등’으로 이어지는 스마트 학습 시스템을 완비했다. 지난해 6월 출시한 초등 전 과목 ‘스마트 빨간펜’과 올해 6월 5~7세 대상의 ‘키즈 스마트 빨간펜’ 그리고 3~5세용 ‘누리 스마트 빨간펜’을 순차적으로 선보였다. 2013년 누리과정을 반영한 ‘솜사탕’ 시리즈를 리뉴얼한 뒤 0~24개월 대상 ‘첫 두뇌계발 베베똑’ 등을 내놓은 올스토리와 ‘숫자가 크는 나무’ 등을 펴낸 구몬학습도 시장에 안착했다. 구몬학습의 영·유아 회원 수는 전체 회원의 약 25%를 차지하며, 2016년 상반기 유아 회원은 전년 대비 약 5% 증가했다.

대교는 핵심가치인 ‘눈높이 사랑’을 영·유아 사업에도 녹여내려 한다. 대표적 브랜드는 올해 1월부터 잇달아 발표한 ‘눈높이똑똑’ 시리즈다. 이는 수학과 영어, 한자, 놀이, 한글 등 총 5개 제품으로 이뤄졌으며, 만 2세부터 4세까지 나이별 스토리텔링 놀이학습과 게임, 애니메이션, 동화 등을 제공한다. 대교는 해당 시리즈의 라인업 구성을 완료하면서 눈높이 브랜드의 경쟁력을 보다 강화할 수 있었다. 대교 관계자는 “발달 과정에 따른 체계와 제품 특성에 맞는 차별화된 콘텐츠 및 교구재로 활용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전집 브랜드 소빅스 또한 제품군을 늘렸다. 지난해 ‘생각똑똑 과학그림책’, ‘사회똑똑 이야기지리’, ‘개념똑똑 이야기과학’을 연이어 내놓았고 올 초에는 ‘이야기 지식동화’를 선보였다. 소빅스는 독서 설계를 맡은 튜터가 개인별 검사를 통해 기초 학습 능력까지 짚어준다. 이같은 영·유아 사업의 성장은 대교의 주동력인 초등 부문과 직결돼 시너지를 내고 있다.

재능교육은 주력 상품인 ‘재능스스로수학’과 ‘생각하는피자’ 모두 미취학 아동 즉,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교재 개발을 최우선으로 삼는다. 1981년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재능스스로수학’ A, B, C, D 등급을 출시한 재능교육은 연산수학이 대세를 이뤘던 당시 수학적 사고력을 길러주는데 목표를 두고 학습지를 개발했다. 1997년에는 사고력 전문 교재 ‘생각하는피자’를 내놨는데 이 역시 영·유아 등급부터 교재 개발에 착수했다. 재능교육 관계자는 “학부모들의 영·유아 교육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내부적으로 영·유아 부문을 더욱 강화해야 할 필요성을 실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재능스스로한글’이 ‘대한민국 교육브랜드 대상’의 소비자 신뢰도 평가 결과 영·유아 한글 부문에서 8년 연속 최고의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것은 재능스스로연구소를 중심으로 꾸준히 프로그램을 연구 개발해온 성과라 할 수 있다. 현재 재능교육 학습지 과목 수의 30~40%는 영·유아 단계에서 발생하고 있다.

한솔교육은 영아 전문 브랜드 ‘핀덴’의 통합발달 프로그램 ‘핀덴베베’로 본격 행보를 시작했다. 빛·물·소리·움직임이라는 단계에 따라 ‘그림책-놀잇감-멀티디바이스’를 연계, 다양한 감각 경험을 제시하고 있다. 핵심 교구인 핀덴카는 지난해 ‘iF 디자인 어워드(iF Design Award)’에서 “편의·실용 면에서 극적 변화를 줬다”는 평을 받으며 혁신상을 수상한 바 있다.

2월에 공식적으로 첫 선을 보인 놀이플랜 ‘핀덴톡톡’은 18개월에서 36개월 아이를 위한 생각소통 놀이프로그램이다. ‘다르게 경험한 아이는 표현도 남다르다’는 철학을 반영했다. 8월엔 공식 협찬사로 참여한 ‘제30회 베페 베이비페어’를 통해 교육 외 영역인 스킨케어 브랜드 ‘핀덴 스킨베베’를 공개했다. 한솔교육은 맞벌이 자녀를 대신해 손자·손녀의 육아를 맡고 있는 황혼육아족을 육아의 핵심으로 보고 관련 프로모션을 실시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한솔교육 관계자는 “지식을 주입하는 게 아닌 아이 스스로 잠재력을 찾고 키워갈 수 있도록 방향을 설정했다”고 말했다. 올해 1~8월까지의 핀덴베베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두배에 달하는 성장세를 그리고 있다.

NE 능률은 CI(Corporate Identity) 변경 후 유아 브랜드 ‘엔이 키즈(NE Kids)’를 전면에 내세우고 여러 프로그램들을 접목해 왔다. 특히 어린이집, 유치원 등 유아교육기관을 상대로 한 서비스가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2013년 론칭한 엔이 키즈는 4~7세 유아 영어 말하기 프로그램 ‘굿잡(Good Job!)’으로 출발해 지난해부터 ‘잉글리시빌 스토리(Englishvil Story)’와 통합독서 프로그램 ‘상상수프’, ‘누리과정 한글·수학’ 등을 구축했다.

올해 초에는 가정연계 학습이 가능한 ‘엔이 펜(NE PEN)’도 도입했다. 엔이 펜은 엔이 키즈 영어 교재와 동화책에 사용하는 소리펜·블루투스펜 서비스다. 최근에는 상상수프의 월간 회원제용 ‘상상수프 북클럽’ 서비스를 펼치는 한편, 10월 출시를 목표로 새로운 영어교육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 NE 능률 전체 매출 대비 엔이키즈의 매출은 2013년 1.4%에서 2014년 2.5%, 지난해 6.8%로 가파른 오름세를 기록 중이다. NE 능률 관계자는 “현장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한 연구·개발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웅진씽크빅이 최근 비중을 두고 전개하는 서비스는 ‘북클럽 토이’다. 독서·학습 융합서비스인 북클럽에 ‘놀이 큐레이션’을 더했다. 함께 제공되는 북패드로는 디지털 콘텐츠를 지원하는 ‘토이 플레이’를 볼 수 있는데, 자연스럽게 놀이와 책을 넘나들도록 이끈다. 이는 연령별 놀이환경을 조성해 발달 단계에 맞는 놀이와 책을 적기에 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줘야 한다는 씽크빅의 기조와 맞닿아 있다. 

씽크빅에 따르면 1일 출시한 유아 영어학습 콘텐츠 ‘북클럽 잉글리시’의 경우 예약접수를 시작한지 한달 만에 회원 1만명을 돌파했다. 또 회원 2000여명에 한해 두달 간 시범 운영을 거친 ‘북클럽 생각교실’은 고객 만족도가 높아 9월부터 전체 회원으로 대상을 넓혔다. 웅진씽크빅 관계자는 “한 제품을 론칭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한번 출시하면 기존 회원들이 먼저 가입하는 비율도 높기 때문에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웅진북클럽의 회원은 약 31만명, 이 중 4~7세의 비중은 53%를 차지한다.

업계 관계자는 “영·유아 대상 마케팅은 잠재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필연적이다”라며 “고객의 선택 폭이 넓어진 만큼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사업 전개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ivemic@kukinews.com

김성일 기자
ivemic@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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