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기자의 호시탐탐] 피부에 돈 써야봐야 부질없다!… 화장품 상술에 ‘속고 또 속고’

[봉기자의 호시탐탐] 피부에 돈 써야봐야 부질없다!… 화장품 상술에 ‘속고 또 속고’

기사승인 2016-09-21 16:49:01

김민희 아나운서▷ 반갑습니다. 봉기자, 오늘은 내용으로 함께 할까요?

조규봉 기자▶ 이제 미모, 특히 피부가 권력인 시대가 됐습니다. 명품 가방이나 시계 같은 액세서리로 자신을 꾸미는 걸로는 부족하고요. 대부분 고가의 화장품을 바르고, 시술을 위해 피부과나 성형외과를 찾는데요. 그 중 특히 화장품 시장은 그 규모가 엄청 커졌습니다. 지난해 국내 화장품 생산실적은 8조9000억 원이거든요. 또 해마다 10% 이상 증가하고 있고요. 실제로 해외 유명 화장품 회사가 가장 감사하게 여기는 시장도 중국과 더불어 한국이라고 하는데요. 가장 중요한 건, 좀 불편한 진실이긴 하지만 피부는 타고난다는 겁니다. 누구나 돈을 들이거나 열심히 노력하면 피부가 좋아질 것으로 생각하지만, 애초에 피부 상태는 유전자로 결정되는 측면이 크다는 것이죠. 모든 것을 포기하라는 의미는 아니지만, 그렇게까지 비싼 화장품을 무조건 쓸 필요는 없다는 겁니다. 봉기자가 오늘 관련 내용 준비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한 병에 몇 십 만원씩 하는 에센스를 바르고, 좋다는 화장품을 사고요. 봉기자, 성형이 아니고서는 우리 피부, 바꿀 수 없는 건가요?

조규봉 기자▶ 전혀 효과를 볼 수 없다는 건 아닙니다. 다만 의학적 처치 이외에 이뤄지는 케어. 즉 비싼 화장품을 쓴다고 해서 피부가 드라마틱하게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죠. 30만 원짜리 아이크림을 한 달 내내 쓰는 것보다, 3만 원짜리 눈가 보톡스를 한 번 맞는 게 합리적이라는 말도 있으니까요. 화장품은 화장품일 뿐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화장품을 믿고 또 거기에 투자를 해요. 그건 왜 그러는 걸까요?

조규봉 기자▶ 그건 틴달 효과 탓입니다. 영국의 과학자 존 틴달이 발견한 원리인데요. 피부 가장 바깥쪽에는 서너층의 각질이 존재하고요. 가장 바깥쪽의 각질층은 늘 바짝 마르고 투명한 상태로 기미나 잡티 등을 잘 드러나 보이게 합니다. 그리고 그 각질에 수분이 닿으면 반투명 젤처럼 변해 기미나 잡티가 옅어 보이는데요. 그 현상을 말하는 것이죠. 우리가 에스테틱이나 스파에 다녀오거나 고가의 화장품을 듬뿍 바른 뒤 피부가 좋아진 느낌이 드는 것이 그것입니다. 일종의 보습 효과 때문이라는 거죠. 하지만 그 효과의 지속시간은 3~4시간 안팎일 뿐 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그러니까 정말 피부가 좋아진 게 아니라, 좋아진 것처럼 느낀다는 건데요. 속임수 같은 거네요. 그럼 화장품으로 그런 효과를 보기는 어려운 건가요?

조규봉 기자▶ 거기에 대해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먼저 피부의 원리를 알아야 하는데요. 피부는 흡수기관이 아니라 방어기관입니다. 하지만 대부분 그 사실을 모르죠. 그래서 비싸고 좋은 화장품을 바르면, 그 화장품의 성분이 피부에 흡수가 된다고 생각해요. 당연히 그 화장품으로 인해 피부가 좋아질 거라고 착각을 하고요. 하지만 화장품 속 유효성분은 분자 크기가 매우 클 뿐만 아니라 물에 녹지 않아서요. 진피 아래에 형성된 콜라겐 영역까지 뚫고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들으면서도 믿기지가 않는 부분이 있어요. 믿고 싶지 않은 것일 수도 있고요. 그러니까 어쨌든 피부는 무언가를 발라서 흡수하는 기관이 아닌 거죠? 흡수가 되지 않는다는 거죠?

조규봉 기자▶ 그렇죠. 만약 영양을 피부 속으로 침투시킬 수 있다면 어떻게 되겠어요. 화장품이 들어가기 전에 이미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먼저 피부 속에 들어가 해를 끼치게 되겠죠. 영양은 피부로 들어가는 게 아니라, 실핏줄로 공급되는 것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그리고 일부러 피부에 있는 각질을 제거하기도 하는데요. 오히려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각질이 있어야 되는 건가요?

조규봉 기자▶ 네. 피부에 각질이 없으면 당장 만질 때 부드럽고 좋지만요. 결국 유해한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이 쉽게 침투하게 됩니다. 그래서 때밀이 수건이나 각질 제거 제품을 너무 사용하면 오히려 피부병이 생기게 되고요.

김민희 아나운서▷ 그럼 어떻게 해야 될까요? 아무것도 바르지 않는 게 좋을까요? 정말 효과가 있는 화장품은 하나도 없는 건가요?

조규봉 기자▶ 보습크림과 자외선 차단제 정도는 발라주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실제로 많은 피부과 전문의들이 화장품으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유일한 제품은 바로 자외선 차단제라고 말하는데요. 선크림의 효과는 분명 과학적으로 입증됐다는 거죠. 다른 화장품 속 성분들은 이론적으로 피부에 유용할 수는 있지만요. 피부 속에 들어가서 기대하는 만큼 기능성 효과를 발휘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고요.

김민희 아나운서▷ 네. 비싼 화장품을 쓴다고 해서 내 피부가 당장 어떻게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는 접어두는 것이 좋겠어요. 차라리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잠을 푹 자는 것이 더 도움될 것 같고요. 오늘 호시탐탐에서는 화장품에 대한 이야기 하고 있는 만큼, 이번에는 최근 많이 나오고 있는 유기농 화장품과 천연 화장품에 대한 이야기도 해볼게요. 우리는 일단 먹고 입는 것에 유기농이라는 표기가 붙으면 일단 좋은 거구나. 생각하게 되는데요. 화장품은 어떤지 알아봐야겠어요. 봉기자, 먼저 유기농 화장품의 정확한 기준은 무엇인지부터 알려주세요.

조규봉 기자▶ 유기농 화장품은 원료의 생산부터 제품의 제조와 포장, 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을 통틀어 유기농 인증기관의 기준을 통과한 제품을 말합니다. 국내에는 아직 유기농 인증기관이 없는데요. 대신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정한 유기농 화장품 표시 및 광고에 관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유기농 화장품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전 성분 중 95% 이상이 천연 원료이면서 전 성분의 10% 이상이 유기농 원료여야 하고요. 제조 과정에서 유전자 조작 식물이나 방사선 조사, 포름알데히드 사용 등이 금지됩니다. 또 제품 용기와 포장에 폴리염화비닐과 폴리스티렌폼을 사용할 수 없고요.

김민희 아나운서▷ 그럼 유기농 화장품과 천연 화장품은 어떻게 다른지도 알려주세요. 차이가 있는 거죠?

조규봉 기자▶ 천연 화장품과 유기농 화장품은 기준부터 다릅니다. 천연 화장품은 천연 원료가 1%만 들어 있어도 천연 화장품으로 광고할 수 있거든요. 하지만 유기농 화장품은 인증 기준이 훨씬 엄격하고 까다롭습니다. 그러니까 천연 화장품이 넓은 의미에서 통용된다면, 유기농 화장품은 협의의 천연 화장품이라고 할 수 있겠죠.

김민희 아나운서▷ 그렇군요. 정확히 알아두어야겠어요. 헷갈려하시는 분들이 많거든요. 그리고 유기농 화장품의 경우, 피부에 자극이 적고 순하다는 선입견이 있는데 실제로도 그런가요?

조규봉 기자▶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는 인공 향료, 인공 색소나 파라벤 같은 화학 성분을 배제했기 때문에 피부에 덜 자극적일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피부 타입에 다 잘 맞는 것은 아닌데요. 개개인에 따라서는 유기농 화장품에 쓰인 천연 원료의 특정 성분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도 있죠. 피부가 건강하다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요. 유기농 화장품을 사용했을 때 트러블이 생겼거나 피부가 민감한 편이라면 팔 안쪽이나 귀 뒤쪽에 바르고 이상이 없는지 확인한 뒤에 얼굴에 바르는 것이 좋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네. 유기농이라고 해서 자신의 피부에 무조건 다 맞는 건 아니군요. 사실 언제부턴가 화장품 성분도 못 믿겠고, 불안해하잖아요. 앞서 알아봤지만 꼭 비싸고 유기농이라고 해서 좋은 것도 아니고요. 봉기자, 사용할 화장품 선택.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방법 좀 알려주세요.

조규봉 기자▶ 일단 비싸면 좋을 것이다. 내 피부에 맞을 것이다 라는 생각은 버리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앱을 이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네. 그런 앱이 나오고, 또 주목받고 있다는 건 화장품 시장에서 성분이 구매의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는 것 같은데요. 최근 고가의 화장품과 저가의 화장품 성분이 큰 차이가 없다는 사실에 점점 퍼지면서 가격, 브랜드 네임을 따지기보다 성분을 보고 구매를 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같아요.

조규봉 기자▶ 그렇죠. 물론 고가의 화장품을 써서 더 나은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가격 대비 효과를 생각하면 그건 분명 과소비라는 겁니다. 한 가지 더 말씀드리면, 비싼 크림을 사서 아껴 바르기보다는 좋은 원료로 만든 중저가 보습크림 하나를 구입해서 듬뿍 바르는 편이 낫습니다. 피부 관리 역시 마찬가지인데요. 관리를 받으며 휴식을 취하고 보습하는 데 만족하면 괜찮지만요. 기미와 잡티가 바로 싹 사라지는 치료 효과까지 기대한다면 그건 헛된 희망일 뿐입니다. 지금까지 호시탐탐이었습니다.
ckb@kukinews.com

조규봉 기자
ckb@kukinews.com
조규봉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