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준범 기자] 고(故) 백남기씨 유족들이 부검 반대 입장을 재확인하고, 특별검사에 의한 수사를 다시 한 번 요구했다.
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백씨의 딸 도라지씨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부검은 사인이 불분명할 때 하는 것인데 사건 당시 영상을 보면 물대포를 맞고 바닥에 쓰러지는 것 외에 아버지가 다른 충격을 받을 수 있었을 만한 상황은 아니었다"며 "아버지에게는 지병도 없었고, 있었다면 병원 진료기록에 나와 있을 테니 부검은 필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 아버지 수술에 동의했을 때부터 수술의 의미가 소생이 아니고 생명 연장이라는 설명을 들었다"며 "연명치료계획서는 의료진이 먼저 제안하면, 가족들이 거기에 동의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병원 측에서는 지난 7월 17일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버지께서 생전에 혹시 이런 상황이 온다면 연명치료를 하지 않겠다는 의견을 가족에게 밝힌 상태였다"며 "아버지가 소생할 가능성이 있다면 뭐라도 했겠지만, 병원에서 의식을 회복할 가능성이 없다고 처음부터 얘기했고, 추가 수술이나 치료는 의식 없이 누워계신 아버지를 더 고통 받게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유족과 투쟁본부는 살인 미수로 경찰을 고발했음에도 제대로 조사하지 않고 있는 검찰을 규탄하기도 했다. 이들은 "검찰은 6개월 이상 아무런 조사를 하지 않고 있다가 국감 조사보고를 앞두고 형식적으로 3명의 경찰을 불러 조사한 후 갑자기 부검을 요구하고 있다"며 "객관적이고 공정한 수사를 위해 특검을 요청했다"고 입장을 전했다.
이날 외신 기자들은 유족의 부검반대 이유, 그리고 백씨 주치의였던 서울대병원 백선하 교수가 '가족들이 치료에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고 얘기한 것에 대한 해명에 대해 집중적으로 물었다. bluebel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