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교수 사태 책임 학생에게 떠넘겨… 정학사유 부당”

[쿠키뉴스=김성일 기자] 한국외대 총학생회가 학생 대표자에 대한 징계처분을 철회하라고 대학 측에 재차 요구했다.

외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는 11일 오전 광화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는 학생들의 모든 의견을 무시하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탄압하려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비대위는 “교직원의 부당해고, 노조탄압, 일방적 학사행정을 일삼았던 박철 전 총장의 명예교수 임용을 반대했지만, 학교는 이를 무시한 채 임용을 단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학교는 임용 이후 반대 운동을 이어간 학생들을 상대로 이번 명예교수 사태의 책임을 떠넘기고, 학생 대표자 3명에게는 5~7주에 해당하는 정학까지 내렸다”고 강조했다.

비대위는 이 같은 중징계의 사유가 부당하다고 재차 반박한다. 본관 총장실 점거 당시 학교가 제시한 징계규정에 저촉될 만한 ‘학업 지장’ 등을 초래하지 않았으며, 점거 전 총장과의 면담을 통해 의사를 미리 전달했고 총장으로부터 답변도 받았다는 설명이다.

이들은 또 “누구든지 청원을 했다는 이유로 인해 차별 대우를 받거나 불이익을 강요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며 학교가 명예를 실추시켰다고 간주한 기자회견 및 탄원서 제출, 감사 요청이 정당하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현재 학내 곳곳에서 징계 등을 반대하는 학생들의 성명이 줄을 잇고 있다며 추후 대책을 논의해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총학생회에 따르면 학생징계위원회는 지난달 28일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장(7주)과 부위원장(6주), 동아리연합회장(5주)에게 정학 징계를 결정했다.

비대위원장 등은 8월 10일부터 8일 간 박 전 총장의 명예교수 임용 철회를 요구하며 벌인 총장실 점거 시위를 주도했다.

박 전 총장은 재임 중 교비 12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고발돼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으며, 이에 항소심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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