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 빅리그’가 5년을 버틴 비결은 바로 팀워크… 새로운 문화 만들다

‘코미디 빅리그’가 5년을 버틴 비결은 바로 팀워크… 새로운 문화 만들다

기사승인 2016-10-11 15:30:04


[쿠키뉴스=이준범 기자] 5년 전만 해도 tvN ‘코미디 빅리그’의 성공이나 장수를 예견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실패할 이유는 많았다. 당시에는 KBS2 ‘개그콘서트’가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의 대표주자로 단단히 자리 잡고 있었다. 또 지금과 달리 시청자들이 케이블 채널을 찾아보는 것에 익숙지 않았던 시기였다. 공중파 출신 개그맨들을 모아 코미디로 경쟁을 펼치는 방식 역시 신선하기보다 생소했다.

그랬던 ‘코미디 빅리그’가 방송 5주년을 맞았다. 많은 사람들의 예상이 빗나간 것이다. ‘코미디 빅리그’는 지난 5년 동안 다수의 유행어와 캐릭터를 만들어내며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시즌제에서 정규 프로그램으로 편성된 것에 이어, ‘코미디 빅리그’ 출신 개그맨들은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 진출하며 재능을 인정받고 있다. 매주 순위를 매겨 경쟁을 벌이는 포맷은 그대로다. ‘코미디 빅리그’가 5년을 버틴 건 우연이 아니었던 것이다.

11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영중로 타임스퀘어 아모리스 홀에서 열린 ‘코미디 빅리그’ 5주년 기자간담회에서 프로그램의 출발을 이끌었던 김석현 CP는 “프로그램이 성공적인 시청률을 기록하거나 세간의 관심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함께 하는 연기자와 스태프들이 ‘코미디 빅리그’를 통해 삶의 질이 윤택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며 “훌륭한 팀워크가 프로그램을 오래가게 하는 원동력이 아닌가 싶다. 모두가 사심 없이 자기 일처럼 열심히 하는 것이 프로그램을 지켜온 힘이다”라고 장수 비결을 밝혔다.

‘코미디 빅리그’에는 ‘개그콘서트’를 비롯한 다른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에 없는 것이 세 가지 있다. 매주 코너별로 순위를 가리는 리그 제도, 개그맨들의 다양한 출신 성분, 선후배 사이의 엄격한 위계질서가 바로 그것이다.

이날 참석자 중 가장 최근 ‘코미디 빅리그’에 합류한 황제성은 “코미디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내가 '코미디 빅리그'에 나가면 과연 몇 등이나 할까?’라는 생각을 해봤을 것”이라며 "김석현 국장님이 코미디 프로그램에 순위 제도를 도입한 것이 신의 한수였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이국주는 ‘코미디 빅리그’의 수평적인 선후배 문화, 다양한 출신의 개그맨들이 뒤섞여 있는 문화에 대해 “선후배 문화가 엄격해서 좋은 것도 있고, 안 좋은 것도 있다”며 “‘코미디 빅리그’에 와서 제일 좋았던 점은 유세윤이나 안영미처럼 내가 어렸을 때부터 롤 모델이었던 분들이 나를 동료로 대해준다는 것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원래의 선후배 관계였다면, 난 그들에게 커피를 나르고 뒤에서 이야기를 들어야 했던 후배인데, 선배가 아닌 언니나 오빠가 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며 “무대에서 꼴찌를 하고 통 편집 된 적도 많았다. 하지만 이 사람들과 무대에 서서 개그를 하고 배울 수 있다는 점에 감사했고, 그 덕분에 5년을 버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코미디 빅리그’의 미래 또한 밝다. 최근 ‘무한도전’을 비롯해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 중인 양세형은 “요즘 운 좋게 예능 프로그램을 많이 하고 있다”며 ”나도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올라가고 있는 단계다. 사실 안 좋게 된 것도 많았다. 난 아무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코미디 빅리그'의 개그맨들 중에는 정말 웃긴 사람들 많다”며 “그런 친구들이 아직 안 알려진 것뿐이다. 나보다 더 대단한 분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박성재 PD와 매주 회의를 거듭하며 ‘코미디 빅리그’를 만들고 있는 장덕균 작가도 앞으로 맞이할 5년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보였다. 이날 장덕균 작가는 “무대 위에서 웃음을 전하는 사람들의 개성이 강한 건 아마 전 세계 어디에서나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이들이 서로를 질투하고 뒤에서 몰래 욕하는 분위기에선 절대 성공할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게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인기의 높고 낮음과 관계없이 누구나 코너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며 “그것이 바로 '코미디 빅리그'의 성공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5년을 보냈으니, 앞으로의 5년도 문제없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코미디 빅리그’는 2011년 9월 17일 첫 방송을 한 이후 지난달 5주년을 맞았다. 지금까지 출연한 코미디언 수는 146명(외국인 제외), 선보인 코너 수는 237개에 달한다. 매주 일요일 오후 7시40분 방송된다. bluebell@kukinews.com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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