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현우 기자] 포장김치 판매업체들이 잘 팔려도 웃지 못하고 있다. 폭염으로 인해 치솟은 배추값에 김장을 포기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포장김치 판매량이 급증했지만 원물인 배추가격이 올라 원가부담이 큰 상황에 비수기 겨울까지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배추 1㎏당 도매가격은 평균 880원으로 한 포기 3㎏ 기준 2600원대를 기록했다. 8월 초 1만원대까지 올랐던 가격에 비해 74%가량 감소했지만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124% 이상 높은 가격이다.
여기에 무와 대파도 지난해 대비 각각 200%와 147% 올랐고 숙성과정을 거쳐 1년 전 원물 가격이 반영되는 젓갈 역시 평년 대비 10% 이상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장바구니 물가가 오르면서 김장을 포기하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대상 종가집이 김장철을 앞두고 30~40대 주부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47%의 응답자가 비용 등을 이유로 김장을 담그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이 중 33%가 포장김치를 구매로 김장을 대신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실제로 지난 7월 이후 각 포장김치 판매량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지난해 7~8월 두 달간 314억원 규모였던 포장김치 시장은 올해 같은 기간 372억원으로 18.4% 증가했다. 지난 한 해 총 1337억원 규모였던 포장김치 시장은 올 8월 기준 994억원으로 이미 74.3%를 달성한 상태다.
판매량도 늘어 대형마트 기준 올해 7월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3.5% 증가했고 9월에는 30% 이상 증가했다.
관련업계에서는 성수기인 7~10월의 절반수준으로 떨어지는 포장김치 판매량이 오히려 증가하거나 현재 추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7월의 경우 지난해 동기 대비 13.5% 늘었고, 8월은 23.6%, 9월(대형마트 POS 기준)에는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늘었다. 10월 또한 지난달처럼 수급 이슈가 발생할 정도로 물량이 부족한 수준은 아니지만 여전히 판매는 늘어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인 수요상승이라기보다는 폭염이라는 특수한 상황으로 야기된 문제인 만큼 포장김치 원가가 올랐다고 판매가도 따라 올릴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오히려 비수기인 겨울에도 배추 가격이 유지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난항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