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현우 기자] “두 달에 한 번 꼴로 한국에 오고 매번 면세점에 들리는 편이지만 두타면세점은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다.”
한류 팬인 일본인 야사카(46·여)씨는 대부분 콘서트나 팬미팅 패키지로 한국에 방문하지만 매번 연계된 면세점으로 이동하는 탓에 두타면세점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다. 외국인 관광객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한 사업에서 두타면세점은 ‘키’를 놓치고 있었다.
두산면세점은 박용만 전(前)두산 회장의 아들이자 광고기획자인 박서원 전무가 총지휘한 면세점이다. 박 전무가 매장 MD를 포함해 환경, 인테리어는 물론 마케팅 콘텐츠까지 기획했다. 9개 층, 총면적 1만6825㎡(약 5090평)규모로 구성됐으며 연간 700여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찾는 동대문에 위치해있다.
지난해 11월 두산이 면세점 특허권을 가져올 때만 하더라도 일각에서는 이러한 특장점을 이유로 두타면세점의 성공적인 안착을 확실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5월 프리오픈 당시 시그니처 층들이 대부분 비어있고 MD 입점이 완료되지 않아 ‘반쪽 개장’이라는 빈축을 사기도 했다.
당시 두산 이천우 부사장은 “연말까지 5000억원 목표였는데 조정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며 “아직 MD가 100% 완벽하게 구성이 안 되어 있지만 5층 오픈 시점인 8월초나 9월 초면 구성이 완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약 6개월 뒤인 지난 3일 다시 찾은 두타면세점은 프리오픈 당시와는 달리 모든 MD 구성이 완료됐다. 다만 샤넬, 에르메스, 루이비통 등 이른바 3대 명품을 비롯해 프라다, MCM 등 중국인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브랜드 입점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었다. 지난달 31일에는 돌체앤가바나 향수 브랜드가 퇴점하기도 했다.
평일 오후임을 감안하더라도 매장은 한산했다. 드럭스토어를 포함해 뷰티&헬스 편집 매장인 D8도 사람이 드물어 손님보다 직원이 더 많아보였다. 그나마 설화수 매장에서 예닐곱 명의 중국인 관광객들이 화장품을 구매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D7 패션·디자이나 브랜드 편집매장, D6 패션 액세서리 매장, D5 패션명품브랜드 매장, D4 한국전통 공예품과 디자인상품매장도 마찬가지였다. 그나마 D3에 위치한 태양의 후예 한류관에서 기념사진 찍기에 여념 없는 관광객들이 있었지만 역시 5~6명에 불과했다.
D2에 위치한 시계 주얼리층도 마찬가지였다. 두어명의 사람들이 안내를 받아 상품을 구경하는 정도였다. 스무디킹이나 폴바셋 등 카페테리아에서 휴식을 취하는 관광객들은 다소 눈에 띄었지만 상품을 들고 있는 경우는 드물었다.
여행패키지 등을 통해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방문객 확보도 부족해보였다. 패키지 등을 통해 방문할 경우 여행사와 연계된 면세점에서 쇼핑을 즐기는 편이 대부분이다.
두타 면세점에서 만난 일본인 관광객 쿠니에다(33·여)씨는 “한류 팬이라 콘서트나 팬미팅 등이 있을 때마다 한국에 와서 면세점에 들리는 편”이라면서 “처음 와봤지만 딱히 눈에 가는 상품은 없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