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준범 기자] 올해 하반기를 물들일 또 하나의 기대작이 온다. 지난 16일 첫 방송된 SBS ‘푸른 바다의 전설’에 이어 다음달 2일 첫 방송되는 tvN ‘도깨비’가 그 주인공이다. 두 작품은 박지은 작가, 김은숙 작가라는 히트메이커의 손에서 탄생됐다는 공통점으로 많은 기대를 받았다. 판타지 로맨스라는 장르가 겹치기도 한다.
김은숙 작가는 이미 올해 초 KBS2 ‘태양의 후예’를 집필하며 40%에 가까운 시청률을 이끌어낸 바 있다. ‘태양의 후예’에서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훔친 일등 공신이 배우 송중기였다면, ‘도깨비’에서는 공유가 그 역할을 이어받는다. 김은숙 작가는 공유와 함께 작업하기 위해 5년을 기다렸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22일 오후 3시 서울 논현로 파티오나인에서 열린 tvN 새 금토드라마 ‘도깨비’ 제작발표회에서 김은숙 작가는 전작의 흥행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편성도 쉽게 받을 수 있고, 배우들에게 캐스팅을 제의했을 때 한 번 더 심사숙고해주는 좋은 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한다. 운도 좋았고, 그만큼 노력도 했다. 부담감보다는 다행이라는 생각이 더 크다. 이번 드라마도 잘해야지 싶다”고 말했다.
김은숙 작가는 유독 남자 배우들의 캐스팅에 공을 들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최근 작품의 남자 주인공들만 봐도 현빈, 장동건, 이민호, 송중기 등 이보다 더 화려할 수 없을 정도다. ‘도깨비’에서는 올해 천만 배우로 거듭난 공유가 주인공이다. 하지만 캐스팅하기까지의 과정은 쉽지 않았다.
김 작가는 “공유에게 5년에 걸쳐서 거절당했다”며 “이번 드라마에 캐스팅 제의를 할 때도 조심스러웠다. 그래서 오래 기다려야 하지 않을까 했는데 금방 답을 줬다”고 말했다. 이어 “공유가 하와이에서 문자로 ‘이렇게 소심하고 겁 많은 도깨비라도 괜찮으시다면 하겠습니다’라는 답을 보내왔다”며 “먹먹하고 멋진 답이었다. 신나하면서 감독님에게 바로 문자를 전송하기도 했다. 공유에게는 '나도 감독님도 겁 많고 판타지라 걱정이 많다며 다 같이 잘 해보자'고 답장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5년 동안 김은숙 작가의 제안을 거절한 이유에 대해 공유는 “두려웠다”고 말했다. 이어 “김은숙 작가는 내게도 대단하신 분이다. 내가 특별해서 거절했던 것이 아니라 내 문제였다”라고 설명했다. 공유는 “애정을 보내주신 것에 대해 직접 얼굴을 뵙고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어서 작가님, 감독님과 만났다”며 “2~3시간 정도 대화를 나누며 내 마음이 열린 것 같다. ‘전작이 잘됐다고 건방떨지 않고 진짜 최선을 다해서 할 거야. 날 믿어줘’라는 작가님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허심탄회하게 말해주셔서 감동받았다”고 덧붙였다.
김은숙 작가는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병원에서 가명으로 ‘길라임’을 사용했다는 논란을 뉴스로 지켜봤다고 말했다. “도깨비’가 더 재밌을 텐데 어떡하나 싶다”는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 전 국민이 보는 재밌는 드라마를 숱하게 만든 김은숙 작가지만, 매번 그녀의 드라마에 대한 비판도 뒤따른다. 특히 후반부에 접어들면 이야기의 전개가 멈춰 지루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대해 김 작가는 “후반부에 대본을 잘 못쓴 내 잘못”이라며 “흔히 ‘대사발’만 있다는 지적을 많이 받는데, 그것마저 없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한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어 “잘못을 해봤으니, 이번 드라마는 서사를 잘 써서 드라마 엔딩까지 힘 빠지지 않게 하겠다”며 “혼도 많이 내주시고, 칭찬도 많이 해 달라. 점점 발전해나가겠다. 아마 이번 드라마를 보시면, ‘김은숙이 저런 것도 하는구나, 저렇게도 쓸 줄 아는구나’라는 말을 시청자들이 하실 것 같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도깨비’는 불멸의 삶을 끝내기 위해 인간 신부가 필요한 도깨비(공유), 그와 기묘한 동거를 시작한 기억상실증 저승사자(이동욱), 그런 그들 앞에 '도깨비 신부'라 주장하는 '죽었어야 할 운명'의 소녀(김고은)가 나타나며 벌어지는 신비한 이야기를 그린 판타지 로맨스 드라마다. 다음달 2일 오후 8시 첫 방송된다. bluebell@kukinews.com / 사진=박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