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히 바뀐 ‘본격연예 한밤’, 연예정보 프로그램 새 역사 쓸까

완전히 바뀐 ‘본격연예 한밤’, 연예정보 프로그램 새 역사 쓸까

기사승인 2016-12-05 16:26:03


[쿠키뉴스=이준범 기자] 지상파 3사에서 방송되는 연예정보 프로그램의 위상은 예전만 못하다. 옛날 방식을 고집하는 프로그램도 문제지만, 대중들이 정보를 접하는 방식이 과거와 달라진 점이 더 큰 문제다. 일주일에 한번 방송되는 프로그램으로는 온라인에서 실시간 속보 경쟁을 하는 연예 매체들을 따라잡기가 쉽지 않은 상황인 것이다.

SBS는 가장 먼저 칼을 빼들었다. 지난 12년 동안 방송된 SBS ‘한밤의 TV연예’가 종영되고 SBS ‘본격연예 한밤’으로 돌아오기까지 9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PD 뿐 아니라 MC, 패널까지 모두 바뀌었다. 제작진은 사람만 바뀐 게 아니라 내용에도 완전히 새롭게 접근했다고 털어놨다.

5일 오후 2시 서울 목동서로 SBS 사옥에서 열린 ‘본격연예 한밤’ 기자간담회에서 안교진 PD는 “지금 시점에 맞는 가치가 있지 않을까 싶었다”며 “지금까지 ‘한밤’을 4번이나 오갔다. 시청률이 30~40% 나올 때도 있었다. 그 때는 그 때에 맞는 가치가 있었다면, 지금에 맞는 연예 프로그램의 가치가 무엇인지 정하는 데 시간이 가장 오래 걸렸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새로운 ‘본격연예 한밤’을 만들기 위해 많은 것을 뺐다. 뺄 건 빼고 새로운 건 더해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기 위해서다. ‘한밤의 TV연예’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조영구가 만난 사람’ 코너를 뺀 것도 그 때문이다. 대신 신기주 기자를 비롯해, 조은정-김주우 아나운서, ‘공부의 신’ 강성태 등 새로운 인물을 기용해 이전과 다른 코너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

안 PD는 “지금의 연예정보 프로그램에서는 매주 일어나는 사건들의 영향이 이전처럼 크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발상을 전환해서 연예인에 대한 관심보다는 드라마나 영화 같은 콘텐츠에 집중하기로 했다. 사건을 다룰 때는 그 사건을 보면서 자신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반면 교사의 역할을 할 수 있게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기주 기자가 담당하는 코너도 본격적으로 최순실 게이트를 파는 것이 아니다”라며 “차은택 같은 인물이 정점에 올랐다가 무너지는 과정을 보면서 자신의 인생도 한 번 생각해보자는 차원에서 만들었다. 자신의 삶과 사건 사이에 연관성을 맺어주려고 한다. 또 어떻게 하면 ‘푸른 바다의 전설’ 같은 드라마를 더 재밌게 볼 수 있을까에 대해 연구를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본격연예 한밤’의 MC는 방송인 김구라와 박선영이 맡게 됐다. 안 PD는 “파격적인 선정”이라고 자평하며, 김구라 같은 뒷담화에 강한 방송인과 정통뉴스를 8년 동안 진행한 박선영의 만남이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미 종영된 프로그램의 MC를 다시 맡는 것에 대한 부담 때문일까. 김구라와 박선영은 모두 섭외를 받고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이날 김구라는 “프로그램을 많이 하는데다가 JTBC ‘썰전’에서 1년 반 정도 연예인 얘기를 충분히 했기 때문에 MC를 맡는 것에 고민이 많았다”며 “예전에도 제의가 왔었지만, 그때는 MBC ‘세바퀴’를 하고 있어서 못했다. 지금이 오히려 적기인 것 같다. 철지났다고 생각하기 쉬운 연예인 인터뷰를 조금 바꿀 수 없을까 하는 고민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선영 아나운서 역시 “MC를 맡기에 앞서 고민이 없었던 건 아니다”라며 “연예 분야의 전문가가 나서서 전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도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하지만 내가 가진 강점은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정치, 사회, 문화, 모든 것이 융합된 시대, 내가 보고 싶은 뉴스를 골라보는 시대가 됐기 때문에 각 분야의 전문가들의 다양한 시각을 전하기 위해 모인 자리라고 생각한다. 제작진을 만나고 자신감이 생겨 합류하게 됐다. 잘 모르는 분야를 배울 수 있겠다는 욕심도 들었다”고 덧붙였다.

지난 12년 동안 방송된 SBS ‘한밤의 TV연예’를 잇는 연예 정보 프로그램 ‘본격연예 한밤’은 오는 6일 오후 8시55분 첫 방송된다.

bluebell@kukinews.com

이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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