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올해 해외수주 전망 '흐림'

건설업계, 올해 해외수주 전망 '흐림'

유가 하락·유로화 약세 영향

기사승인 2017-02-28 17:07:58


[쿠키뉴스=이연진 기자] 올해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 전망이 밝지 않다.

2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국내 건설사의 해외건설 수주액은 16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월(29억3564만달러)에 비해 43.4% 하락한 수치다.

해외건설 수주액은 1월 기준으로도 지난 2012년 이후 5년 만에 최저치다. 국내 건설업계의 1월 해외 수주 규모는 2012년 15억1000만달러에서 점차 증가해 2015년 59억4000만달러로 정점을 찍은 후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건설사들의 수주 '텃밭'이던 중동 수주물량은 큰 폭으로 줄었다. 2014년 중반부터 국제 유가가 떨어지면서 중동 산유국들이 플랜트 발주 물량을 급격히 줄였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유로화 약세를 등에 업은 유럽 건설사들이 강세를 보이며 국내 건설사들은 가격 경쟁력에서도 밀리고 있다.

실제 국내 업체들이 전체 해외 수주의 60~70%를 의존하는 중동 지역에서 올해 1억달러 이상 수주한 프로젝트는 단 한 건에 불과하다. 대우건설이 2일 카타르에서 따낸 'E-Ring Road 남북연결 구간 공사'(6억1947만달러)를 제외하고는 전무하다.

여기에 한동안 무리한 '저가 수주'로 대규모 손실을 입었던 국내 건설사들이 최근 저가 입찰을 자제하고 있다 . 과거 건설사들이 해외에서 과도한 수주 경쟁을 벌이며 저가 입찰에 나섰다가 대규모 손실을 입었던 악몽의 영향이 크다. 이에 각 건설사별로 해외수주에 나설 때 수익성 및 사업성 등을 꼼꼼히 따지며 내부 심사를 강화하면서 글로벌 경쟁업체들에게 수주를 뺏기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유가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신규 물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지만, 전반적인 해외수주 물량은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대형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사 입장에서도 해외 시장에 나가고 싶지만 선뜻 나갈 수 없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며 "그동안 최저가 낙찰로 인해 대규모 손실을 입은 경험이 있기 때문에 양적인 측면 뿐만 아니라 질적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lyj@kukinews.com

이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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