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연진 기자]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이 본격적으로 크게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전셋값이 안정화되는 모습이다.
10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월 대비 0.02%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1월 상승폭인 0.04% 보다 0.02%포인트 감소한 것이고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0.19%포인트 상승폭이 줄어든 것이다.
서울의 경우 전셋값 상승폭은 0.03%에 머물렀고 수도권도 0.04% 올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지방은 오히려 0.05% 하락해 2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전셋값이 안정세를 보이는 주원인은 지난해부터 크게 늘어난 입주물량이 전세매물로 시장에 나오면서 전세공급이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아파트 입주물량(국토교통부 집계)은 32만18가구로 전년 대비 12.4% 늘었다. 직전 3년간 평균인 24만여가구에 비해서는 33%나 증가한 것이다.
서울 강동구의 경우 지역 내 3500여가구 대단지 입주가 몰리면서 전세매물이 적체돼 지난달 전셋값이 0.32% 떨어지는 등 올해에만 0.84% 하락했다. 경기도 김포시도 4000여가구 입주 여파로 전셋값이 올해 0.4% 하락했다.
지난해 말부터 부동산 침체 여파가 지속되면서 매매가 상승이 둔화된 것도 전셋값 상승을 저지하고 있다.
지난달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셋값)은 역대 최고인 75.7%를 기록했다. 전셋값 상승세가 둔화됐지만 매매가 상승세는 이보다 더 둔화됐기 때문이다. 올해 2개월간 전국 아파트 전셋값이 0.06% 오르는 동안 매매가는 0.02% 오르는 데 그쳤다. 전세가율 상승으로 '깡통전세' 우려가 있는 만큼 집주인들이 전셋값을 올리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올해와 내년에도 기록적인 입주물량이 예정된 데다 부동산 침체에 따른 매매가 상승 둔화로 전셋값 상승이 저지되는 만큼 당분간 가격 안정세가 지속된다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