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현우 기자] 가격정책의 일환으로 추진했던 담뱃값 인상이 사실상 세수확보에만 기여한 정책이 됐다. 반면 비가격 정책인 경고그림부착은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1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 2월 담배 판매량은 2억4000만갑으로 전달 대비 4000만갑이 줄어들었다. 지난해 11월 3억1000만갑, 12월 2억9000만갑, 올해 1월 2억8000만갑에 이어 3개월 연속 하락세다.
기획재정부 측은 이러한 하락세를 지난해 12월 시작된 비가격정책인 담뱃갑 경고그림부착효과로 보고 있다.
반대로 담뱃세 인상을 골자로 한 가격정책은 실패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15년 1월 정부는 국민건강증진을 명분으로 건강증진부담금·개별소비세·연엽초 생산안정화 기금 등을 추가해 담배 가격은 4500원으로 2000원 이상 뛰었다.
2014년 약 43억6500만갑이었던 담배판매량은 가격인상 직후인 2015년 33억3500만갑으로 줄었으나 지난해 36억4500만갑으로 회복했다. 2014년 담뱃값 인상을 앞두고 개인·업자들의 사재기가 만연해 판매량이 부풀려진 만큼 사실상 판매량이 회복돼 정부의 가격정책이 무위로 돌아갔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가격인상으로 성공적인 금연효과가 거두지 못했다고 보는 이유는 또 있다. 2014년 43만9967명이었던 전국 금연클리닉 등록자 수는 2015년 57만4097명으로 소폭 증가했다가 지난해 41만1677명으로 오히려 가격인상 전보다 줄어들었다.
일각에서는 비가격정책에 앞서 가격정책을 시행한 이유를 정부의 세수 적자를 메우기 위함으로 보기도 한다. 이미 비가격정책으로 성공을 거둔 외국 사례가 있음에도 반발이 심한 가격정책을 선도입한 이유 세수확보에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캐나다의 경우 담배갑에 경고그림을 부착한 뒤 5년간 흡연율이 24%에서 18%로 6% 감소했다. 브라질은 1년 사이 31%에서 22.4%까지 감소했다.
담뱃세 인상 이후 담배세수는 급증했다. 2014년 6조9905억원 수준이던 담배세수는 10조5181억원, 지난해 12조원으로 2년 사이 두 배 이상 뛰었다. 해당 세수는 3년간 이어졌던 박근혜 정부의 세수 적자를 메우는 효자 노릇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담뱃세 인상 이후 판매량이 급락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가파른 회복세를 보이며 사실상 인상 이전과 큰 차이가 없다”면서 “경고그림의 경우 가격정책과는 달리 소비 심리 저항감이 커 쉽게 진정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