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데렐라·태반주사’ 안전성 근거 부족…가이드라인 마련

‘신데렐라·태반주사’ 안전성 근거 부족…가이드라인 마련

기사승인 2017-03-15 18:19:04

[쿠키뉴스=장윤형 기자] 피로회복, 미백, 영양 등 미용 목적으로 사용되는 이른바 ‘신데렐라’, ‘태반주사’ 등의 기능성 주사제가 임상적 유효성과 안전성의 근거가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김민정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 연구위원은 15일 대한의사협회가 주최한 ‘기능성 주사제의 효능과 안전성, 사용에 대한 토론회’에서 이같은 분석을 내놓았다.

김 연구위원이 ‘기능성 주사제 성분의 안전성 및 유효성 검토’에 대해 문헌고찰을 한 결과, 피부미용·체중감량·체지방 감량 등의 용도로 사용하는 정맥주사제 성분의 임상적 유효성 및 안전성과 관련해 인간을 대상으로 하거나 심사를 거쳐 학술지에 게재되는 등의 국내·외 문헌이 거의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다만 이번 분석결과는 신속 문헌고찰을 위해, 문헌검색 DB 및 출판 언어(영어 및 한국) 제한, 국외 DB 검색 시 푸르설티아민 외 4개 성분의 검색어에 임상결과 등의 요건으로 제한했다. 검토 대상은 신데렐라주사, 백옥주사, 마늘주사, 감초주사, 태반주사다. 

◆신데렐라·마늘주사 등 어떤 성분으로 구성돼 있나= 신데렐라주사(티옥트산 성분)는 피로 회복이나 피부 항노화, 미백을 목적으로 주로 사용되며 비급여다. 

백옥주사(글로타티온 성분)는 피로회복, 피부 미백 용도로 사용되며 미용 목적으로 사용될 때는 비급여, 약물중독이나 만성간질환에서의 간기능 개선을 위한 목적으로 사용될 때는 급여가 적용된다.

마늘주사(푸르설티아민 성분)는 피로회복, 피부 항노화를 목적으로 사용할 때 비급여 적용된다. 이 약물은 비타민B1 결핍증의 예방 및 치료 등의 목적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감초주사(글리시리진 성분)는 피로회복, 피부 항노화로 사용될 경우 비급여 약물이다. 이 약물은 본래 두드러기나 습진, 알레르기성 피부질환, 만성간질환의 간기능 개선을 목적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태반주사(자하거추출물 성분) 피로회복, 항노화 등에 사용되며 갱년기 장애 증상의 개선, 간기능 개선을 목적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미국 FDA 등에서도 안전성 입증 안돼, 국내 가이드라인 제정 필요성 제기= 이들 약물들은 최근 피부 미용 등의 목적으로 다량 사용되고 있다. 실제 박실비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이 2011년 1월~2014년 2월까지 전국 의원급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기능성 주사제 제품의 비급여 사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클로스트리디움보튤리눔독소(2441억원), 폴리데옥시리보뉴클레오다이트나트륨(180억원), 티옥트산(146억원), 글루타티온(135억원), 자하거가수분해물 및 자하거추출물(779억원), 글리시리진복합제(64억원), 푸르설티아민(254억원), 히알루로니다제(199억원) 등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 같은 정맥주사제들은 미국, 필리핀, 영국 등 국외 FDA에서는 피부미백을 목적으로 정맥주사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안전하지 않고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것이 문헌 조사 결과 드러났다. 

특히 미국 FDA의 소비자 건강정보자료(2015)에 따르면 FDA에서는 피부 미백을 목적으로 주사 약제를 승인한 바 없으며, 시중에 사용되는 제품들은 잠재적으로 안전하지 않고 효과가 없다고 경고하고 있다. 

‘BMJ Editorials(2016)’ 문헌에서는 영국 내 피부 미백을 목적으로 사용되는 주사제 중 ‘글로타티온 정맥주사’의 경우 유효성과 안전성이 부족해, 영국 당국에서 안전성 정보 전달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실제 글로타티온 주사는 신장 및 간 독성, 일시적 두통, 스티븐-존슨 증후군, 피부 발진 등의 부작용이 있다는 것이 보고되고 있다.

김민정 연구위원은 “국내 의약품 부작용 보고자료 분석 결과, 해당 성분들을 주사제로 사용할 경우 일부에서는 중대한 부작용 사례가 발견됐다. 이번 분석을 통해 이들 주사제의 부작용과 관련한 인과관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김 연구위원은 “국외 FDA에서도 이들 정맥주사를 피부 미용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잠재적으로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고 안전성 서한 등을 배포하고 있다”며 “보다 면밀하게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토되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장은 이들 기능성 주사제는 피부미용, 피로회복 등의 허가 외 용도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이들 주사제에 대한 과학적, 임상적 근거가 더 필요해 보인다. 다만 주사제를 병원에서 사용하는 것에 대해 정부가 규제하는 것은 환자의 의료 접근성에 있어서도 지나치게 제한을 갖게 하는 것이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 이들 주사제에 대한 부작용 문제가 있다면, 의사협회나 의학회 등의 검증된 단체를 통해 자율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서 주사제 남용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대한의사협회는 이 같은 주사제에 대한 가이드라인 제정 작업에 착수했다. 추무진 의협 회장은 "기능성 주사제 사용 권고지침 마련을 위해 관련 단체를 대상으로 의견조회 중"이라며 "기능성 주사제의 기본적 원칙은 근거중심의 처방으로, 백옥주사 신데렐라주사 등의 표현보다 정확한 성분을 표기토록 권고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newsroom@kukinews.com

장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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