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김선호 “드라마는 집중력 싸움… 디테일 연기, 연극에서도 해봐야지 생각”

[쿠키인터뷰] 김선호 “드라마는 집중력 싸움… 디테일 연기, 연극에서도 해봐야지 생각”

김선호 “드라마는 집중력 싸움… 디테일 연기, 연극에서도 해봐야지 생각”

기사승인 2017-04-12 16:08:43


[쿠키뉴스=이준범 기자] KBS2 수목드라마 ‘김과장’은 배우 김선호의 첫 드라마다. 지난 11일 쿠키뉴스 사무실에서 만난 김선호는 처음 경험한 촬영 현장에 대해 신세계였다고 털어놨다. 처음엔 아무것도 몰라서 드라마가 원래 이렇게 바쁘게 찍는구나 하는 생각만 했다. TV로 볼 때는 문만 열면 나올 것 같던 공간을 안성과 수원을 오가며 찍는 것에 놀라기도 했다.

‘김과장’은 연극배우로 활약하던 김선호가 우연히 보게 된 첫 드라마 오디션이기도 했다. 다수의 연극, 뮤지컬 배우 중 추천 받은 5명에 들었던 김선호는 여러 번의 오디션을 거쳐 출연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최종 오디션까지 자신이 원기옥(조현식) 역할을 맡게 될 줄 알았다는 김선호는 선상태 역할이 만들어진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테스트 촬영에서 눈빛이 순하지 않다는 얘기를 듣고 동그란 안경을 썼고 일자머리도 하게 됐죠. 처음에 선상태는 오타쿠 기질이 있는 설정이었어요. 그걸 철학에 대해 관심 많은 설정으로 바꿨고, 선후배 관계에 대해 잘 모르는 눈치 없는 캐릭터로 연기하기도 했죠. 연애를 못하는 캐릭터면 대화하는 기술이 부족할 것 같다는 대사를 일부러 어설프게 말하기도 했어요. 실제로 회사에서 일하는 막내 직원을 본적이 있어요. 상태보다 멋있고 학벌도 좋은데 쉴 틈 없이 바쁜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그래서 ‘일이 너무 많아요’라는 대사를 넣어보기도 했죠.”


드라마 출연 후 가장 달라진 점은 친척들의 반응이었다. 연극 무대에서만 활동하던 김선호에게 ‘TV에는 언제 나오냐’고 묻던 친척들이 ‘김과장’을 보고 정말 좋아하셨단다. 하지만 정작 안경을 벗고 돌아다니면 아무도 알아보지 않아 인기를 실감하진 않는다고 털어놨다. 경리부 식구들과 함께 있어도 자신만 못 알아봐서 서운한 적도 있었다. 김선호는 연극과 다른 드라마만의 매력을 발견하기도 했다.

“드라마는 집중력 싸움이었어요. 제 모습이 매 순간 카메라에 담기니까 집중력이 흐트러지면 그게 바로 나타났죠. 웃는 모습 하나가 이만큼 크게 잡히기도 하고요. 그것이 다른 점이고 또 매력이었어요. 눈빛을 조금만 다르게 해도 뭔가 생각하는 모습으로 나오는 그런 디테일이 재밌었죠. 앞줄에서만 보이겠지만 연극 무대에서 꼭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드라마에는 즉흥성이 있어요. 대본이 나오면 바로 촬영해야 하니까 항상 선상태의 모습으로 살아야 했거든요. 한치 앞도 모르는 상황에서 연기하는 것이 재밌었어요.”


김선호가 처음 연기를 시작한 건 고등학교 3학년 때였다. 그의 말에 따르면 친구를 따라 입시 연기학원에 갔다가 연기를 시작하게 된 진부한 스토리의 주인공이란다. 다른 친구들과 달리 마땅한 꿈이 없었던 김선호는 당시 연기학원 선생님에게 뭐가 가장 힘드냐는 질문을 받았던 순간이 아직도 생생하다. 남들 앞에서 책도 제대로 읽지 못했던 성격은 자신의 감정을 자신 있게 표현하면서 변해갔다. 김선호는 자신을 드라마 신인 배우로 만들어준 이재훈 PD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자신만의 작은 목표에 대해 설명했다.

“최근에 감독님께 ‘제 첫 감독님이 당신이어서 너무 감사하다’고 말씀드렸어요. 모험을 하면서 저를 발견해주신 거잖아요. 제겐 너무 큰 선물이라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사실 ‘김과장’을 하면서 처음 목표는 '무플'이었어요. 경리부의 일원으로서 저런 사람이 있을 법하다는 반응이면 만족할 것 같았죠. 다음 작품에선 ‘잘한다’까지는 바라지 않고 ‘저 배우 누구지?’ 하는 반응이면 좋을 것 같아요.

bluebell@kukinews.com

이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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