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연진 기자] 불황 속에서도 해외에 나가려는 내국인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올해 2월 비행기표를 사기 위해 사용한 신용카드 증가율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최근 국내 민간소비가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해외여행만 유독 급증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20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올해 2월 ‘항공사’ 부문 개인 신용카드 사용 총액은 전년 동기 대비 41.1% 증가했다. 항공사 부문은 개인이 국내외 비행기표를 사기 위해 쓴 돈을 말한다.
이번 증가율은 한은이 지난 2010년 12월 이 통계를 편제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40% 이상의 증가율도 이번이 처음이다.
비행기표를 사기 위해 쓴 신용카드 총액은 올해 들어 처음 월 4000억원을 넘어섰다. 2월 사용액은 4148억4941만원을 기록했다.
이로인해 올해 1분기 우리나라 국민이 해외에서 쓴 카드(신용+체크+직불) 사용금액(40억2300만달러)이 처음 40억달러를 넘어선 것도 이런 분위기 때문이다. 1분기 해외로 출국한 내국인은 651만명으로 전기 대비 14.3% 급증했다. 이 역시 역대 최대치다.
다만 해외 쪽으로 소비가 쏠리는 현상도 감지된다. 실제 월 신용카드 사용액이 항공사 부문만큼 꾸준히 증가하는 분야를 찾기 어렵다.
예컨대 전자·통신제품판매 부문의 경우 최근 6개월째 증가율이 마이너스다. 2월 증감률은 -6.0%. 심지어 지난해 10월 이후 그 마이너스 폭은 4개월 연속 두자릿수에 달했다.
국산 신차의 경우 올해 들어 그 증감률이 47.2%(1월)→26.0%(2월)로 급증하고 있지만, 지난해 하반기만 해도 플러스와 마이너스 증감률을 오갈 정도로 소비가 들쭉날쭉 했다. 중고차 역시 1월 -9.8%, 2월 5.3%를 각각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