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준범 기자] “섭외 비결은 정성이었다. 5~6년 동안 지속적으로 러브콜을 했다.”
힙합 부흥의 초창기를 이끌었던 타이거 JK-비지(Bizzy)와 다이나믹 듀오가 Mnet ‘쇼미더머니6’에 출연한다. 이들을 섭외한 고익조 CP의 말에서 이번 시즌에 대한 자신감이 엿보였다. 이들의 출연에는 지금까지 존재했던 Mnet ‘쇼미더머니’(이하 쇼미)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긍정적인 시선으로 상당 부분 바뀌었다는 의미가 있다. 꾸준한 출연 제의를 거절했던 이유에는 '쇼미'에 대한 기존 래퍼들의 부정적인 인식이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새롭게 ‘쇼미6’에 합류한 타이거 JK-비지(Bizzy)와 다이나믹 듀오는 미워하던 ‘쇼미’ 출연을 결심하게 된 과정과 결정적인 이유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놨다.
30일 오전 11시 서울 와우산로 홍대 aA 디자인 뮤지엄에서 열린 ‘쇼미6’ 제작발표회에서 개코는 “이전 ‘쇼미’는 힙합의 문화적인 면을 보여주기보다 자극적인 편집이 많았던 것 같다”며 “그래서 우리도 머뭇거렸다. 또 우리는 매년 앨범을 발표하는 현역 가수이기 때문에 프로그램에 집중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출연을 망설인 이유를 밝혔다.
이어 “이번 시즌에 참여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앨범 계획이 없었고, 타이거JK와 비지, 지코, 박재범, 도끼가 출연한다는 점이었다. 현역으로 가장 활발하게 음악 활동을 하는 이들이 프로듀서로 참여한다는 점이 마음을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최자는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듯이, ‘쇼미’는 힙합 신의 빛이 작아지는 시점에 조명을 제대로 비춰줬다고 생각한다”라며 “빛이 큰 만큼 그림자도 컸다. 밝은 부분이 더 부각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출연을 결심했다. 지금은 자극적인 것보다 재밌는 게임처럼 경쟁하고 있어서 참여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타이거 JK는 자신이 큰 착각에 빠져 살았다고 털어놨다. 타이거 JK는 “데뷔하는 기분”이라며 “이 세상에 와보니 우리가 그동안 착각에 빠져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처음 힙합 문화를 만들려고 노력했던 입장에서는 랩 중에서도 제일 작은 디스 문화로 프로그램이 유명해지는 것에 고민이 많았다”며 “드렁큰 타이거는 힙합의 뿌리니까 우리가 제대로 된 음악을 보여주면 따라올 것이라는 혼자만의 착각에 빠져 살았다. 중심이 아닌 바깥에서 이건 별로고 저건 어떻다고 얘기하는건 힙합 문화와 저에게 모두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건강한 힙합 문화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미 프로듀서로 출연한 경험이 있는 도끼와 박재범, 지코도 이번 시즌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도끼는 “시즌3에서 1등을 했고 지난해에도 3등을 했다”며 “더 이상 프로듀서로 할 게 없었다. 나 스스로 프로듀서보다 래퍼에 가깝다고 생각해서 참가자로 출연하려고 했다. 하지만 결국 프로듀서로 나오게 됐다”고 고백했다. 이어 “‘쇼미’를 위한 랩만 준비하는 참가자들이 너무 많은 것 같아서 진짜 힙합, 진짜 랩이 뭔지 보여주고 싶었다”며 “최근 프로듀서 공연을 했는데 살면서 가장 열심히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박재범은 “이번 시즌은 다른 각오로 나왔다”며 “‘쇼미’가 잘되면서 힙합이 많이 알려졌다. 하지만 ‘쇼미’를 좋아하면 힙합을 좋아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난 조금 다르다고 생각했다. 욕하고 강하고 술 마시는 안 좋은 면만 힙합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힙합의 긍정적인 면을 많이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지코는 “타이거 JK와 다이나믹 듀오의 음악을 듣고 자랐다”며 “나에겐 칼슘이나 철분 같은 존재다. 이 분들과 나란히 있는 것이 꿈인 것 같다. 지금도 몽롱한 기분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국내 최초 래퍼 서바이벌 ‘쇼미더머니6’는 2012년 첫 방송 이후 매 시즌마다 실력파 래퍼를 발굴하고 음원차트를 장악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30일 오후 11시 첫 방송된다.
bluebell@kukinews.com / 사진=박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