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유수환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금리 상승에 대응하지 않으면 채권·채무보증 부문에서 최대 2조원이 넘는 손실을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자본시장연구원 이효섭 연구위원은 3일 자본시장연구원에서 개최된 ‘제2회 KCMI 이슈브리핑’에서 “금리 상승으로 인해 과거와 같은 위기 상황이 되풀이되면 채권 부문에서 1조220억원, 채무 부문에서 1조1200억원의 손실이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연구위원은 “지난 10년간 국내 증권사의 위탁매매 수익기여도는 60~70%에서 30~40%로 감소했으나 대신 채권, 채무보증 등의 자기매매 수익기여도는 20~30%에서 40~50%로 커졌다”면서 “이에 따라 국내 증권사의 보유 채권도 10년 동안 5.4배 늘어 182조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위원은 “3년 국채 금리가 50bp(1bp=0.01%p) 상승할 경우 증권사의 채권 부문 손실은 최대 7615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그는 최근 연평균 27%씩 증가하는 증권사 채무보증 규모에 대해서도 “2011년 당시 저축은행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손실 사례를 가정하면 최대손실이 1조1200억원에 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증권사의 최근 3년간 연평균 영업이익이 3조3000억원에 달해 증권업계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의 손실로는 보인다”라고 하면서도 “일부 증권사의 높은 금리 민감도와 채무보증 쏠림현상을 감안하면 손실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연구원은 “보유 채권과 채무보증의 위험관리를 강화하고 이들 부문의 손실이 유동성 위험으로 확대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사업 다각화를 통해서 손실 위험의 리스크를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원은 “자기매매에 너무 골몰하지 말고 증권사별로 투자은행(IB), 자산관리(WM) 등 사업 차별화 전략에 좀 더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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