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준범 기자] 범죄, 수사드라마가 2017년 전 세계 드라마 트렌드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드라마어워즈 2017에 출품된 미니시리즈 작품 중 수사, 범죄 드라마의 비율이 50%가 넘었을 정도다.
17일 오전 11시 서울 세종대로 프레스센터에서 서울드라마어워즈 2017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지난해에 이어 다시 심사위원장을 맡게 된 배우 유동근을 비롯해 예심을 심사한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유수열 고문, 영국의 문화평론가 제이슨 베셔베이스, 경기대학교 미디어영상학과장 이규정, SBS 드라마본부 신경수 PD가 참석했다.
올해로 12회째 열리게 된 서울드라마어워즈 2017에는 역대 최다인 55개국에서 266편의 작품이 출품됐다. 매년 다수의 드라마를 출품했던 중국이 사드 관련 정치적인 문제로 참여하지 않았음에도 최다 출품작수를 기록했다.
이날 참석한 심사위원들은 올해 출품된 드라마 중 유독 수사, 범죄 드라마가 많았다고 밝혔다. 신경수 PD는 “예전에도 많았지만 올해 특히 범죄 드라마가 많았다”며 “이런 장르가 지역을 불문하고 많이 제작됐다는 건 드라마를 보는 수용자들의 한계가 더 강한 쪽으로 흘러가는 것이 아닌가 싶어 걱정이 됐다. 시대의 병적인 징후를 드러내는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동근은 “출품된 미니시리즈의 50%가 넘을 정도로 범죄·수사물이 주류를 이뤘다”며 “개인적으로 ‘분노가 많구나’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우리나라 드라마가 이런 흐름을 따라갈 게 아니라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내도록 해야 하지 않나 싶었다”고 말했다.
또 그동안 주목하지 않았던 국가의 드라마 수준이 높아진 점도 지적했다. 미니시리즈 부문을 심사한 신 PD는 “이스라엘이나 체코, 러시아, 브라질 작품들이 지난해와 달리 높은 완성도를 보였다”며 “과거를 정교하게 재현한 드라마도 많았다. 미국이나 서유럽 뿐 아니라 동유럽의 여러 국가에서도 그렇게 구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놀랐고 연출자로서 부러웠다”고 심사 소감을 전했다.
장편 부문을 심사한 이규정 교수도 “지난해 중남미, 터키, 포르투갈, 스페인 드라마가 눈에 띄었다면 올해는 러시아, 아랍에미리트, 레바논 등에서 좋은 작품을 많이 출품했다”며 “그만큼 장편 드라마가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할 수 있는 장르가 된 것 같다. 우리나라 드라마도 분발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작품상은 단편, 코미디 드라마, 미니시리즈, 장편 부문으로 나뉘어 총 29작품이 후보에 올랐다. 개인상은 연출, 작가, 남자연기자, 여자연기자 부문으로 나뉘어 시상이 진행된다.
국내 드라마로는 JTBC '힘쎈여자 도봉순'과 KBS2 '빨간 선생님'이 각각 미니시리즈 작품상, 단편 작품상 부문 후보에 올랐다. 또 ‘힘쎈여자 도봉순’의 배우 박보영이 여자연기자 부문, MBC ‘W’의 송재정 작가가 작가상 부문 후보에 올라 전 세계 드라마와 경쟁을 펼치게 됐다.
최종 수상작은 다음달 7일 오후 5시30분 서울 여의공원로 KBS홀에서 진행되고 KBS2를 통해 생중계되는 서울드라마어워즈 2017 시상식에서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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