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들어 주주 친화 정책이 강조되는 분위기에서 주식 액면분할에 대한 관심이 쏠린다. 주식액면분할이란 자본금의 증감 없이 기존 주식의 액면가를 일정 비율로 분할해 발행 주식 수를 늘리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 황제주로 불리었던 아모레퍼시픽, 롯데제과가 액면분할을 통해 주가를 상승시켰다. 증권사 가운데 메리츠종금도 과거 액면분할로 주당 가격을 낮췄다.
주당 가격을 낮춰 주식 거래를 촉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만 주식수가 많아지고 주가가 낮아지게 되면 거래량이 많아지면서 주가의 변동 폭도 커지게 된다는 단점도 있다.
메리츠종금, 업계 최고 ROE에도 주가 4000~500원대 이유는?
메리츠종금증권은 상대적으로 수익성 높은 기업금융에서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업종 내 최고수준의 자본이익률이 강점인 증권사다.
올해 2분기 메리츠종금증권의 ROE(자기자본이익률)은 15.70%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당기순이익도 2분기 기준 9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90% 증가했다.
주식가치는 13일 종가기준으로 4720원에 불과하다. 이는 메리츠종금에 비해 규모(순이익 및 자본총계)가 적은 키움증권(7만5500원)에 비해 15배 가까이 적은 수치다.
반면 메리츠종금증권의 시가총액은 2조8586억원으로 키움증권(1조6685억원) 보다 약 1조2000억원 가까이 많다.
이 같은 차이는 액면분할을 통해 주당가격을 대폭 낮춰서 생긴 현상이다. 메리츠종금증권(당시 메리츠증권)은 지난 2008년 5월 이사회를 통해 5대1 액면분할을 결정했다. 이에따라 메리츠종금증권은 5000원인 보통주의 액면가를 1000원으로 분할키로 했다. 액면분할을 통해 주식수는 5400만주에서 2억7000만주로 늘어나게 됐다.
액면분할 효과…주식거래 활성화 vs 황제주 위상 사라지고 저가 이미지
액면분할제도는 상장사와 코스닥 등록법인을 대상으로 98년 초에 도입됐다. 99년초부터 상법개정으로 비상장회사도 액면분할을 할 수 있게 됐다.
주식 액면분할은 일반적으로 주식가치가 높은 황제주들이 종종 하곤 한다. 국내에는 아모레퍼시픽이 지난 2015년 3월 3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액면 분할을 결정했다. 당시 아모레퍼시픽의 1주가는 300만원에 달했다. 아모레퍼시픽은 당시 5000원인 액면가를 500원으로 분할했다. 롯데제과도 지난 2016년 3월 7일 유통주식 수를 늘리기 위해 주당 액면가액을 5000원에서 500원으로 분할했다.
액면분할을 통해 주식분할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주식시장에 유통되는 주식 수를 증가 시키는데 그 목적이 있다. 특정한 주식의 시장 가격이 과도하게 높게 형성되어 주식 거래가 부진하거나 신주 발행이 어려운 경우에 행해지는 경우가 많다. 실제 롯데제과의 경우 액면분할 이전인 지난 2015년 말까지 하루 평균 거래량이 1860주에 불과했다. 이런 경우 액면분할함으로써 주당 가격을 낮춰 주식 거래를 촉진할 수 있다.
액면분할 과정 거치게 되면 주식의 수는 증가하게 된다. 예컨데 액면금액이 5000원인 주식을 1000원으로 액면분할하면 주식은 기존 주식 1주는 새로운 주식 5주와 같게 된다. 하지만 액면분할을 한다고 해도기업 주식의 총 가치인 시가총액은 그대로다.
단점도 간과하지 않을 수 없다. 액면분할은 주식을 늘려주고 주가를 낮추는 것이다. 결국 거래량이 많아지면 주가의 변동 폭도 커지게 되고 저가 이미지를 가질 수 있다. 또한 오너 경영권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삼성전자도 그동안 개미투자자들로부터 액면분할을 꾸준히 요구받아왔다. 주당 220만원이 넘는 탓에 단 1주를 사려고 해도 부담스러운 가격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도 주주들의 요구에 액면분할을 검토했지만 시행하지 않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황제주로서 위상을 잃을 수 있고, 자칫 거래량이 활성화 되면서 소액주주가 늘어나면 회사의 의사결정에 있어 리스크 요인이 커질 수 있다는 부담이 있다”고 설명했다. 참고로 삼성전자 지분에 있어서 이건희 회장이 3.84%, 홍라희 여사 0.83%다. 사실상 삼성을 지배하는 이재용 부회장의 지분은 약 0.6%에 불과하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