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남 창원에서 진행된 지역 행사에 참석한 특정 정당의 내빈 소개가 누락되면서 구설에 올랐다.
24일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전 창원시 마산회원구 석전동 한 초등학교 체육관에서 지역 어르신을 대상으로 한 경로잔치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1200여 명의 주민들이 참석했고 내빈은 지역 시‧도의원 등 10명 정도였다.
문제는 주최 측의 내빈 소개 과정에서 특정 정당 내빈 소개가 빠지면서 불거졌다.
현직 시‧도의원들은 소개됐지만 전 창원시의원과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허성무 창원성산구 위원장, 하귀남 더불어민주당 마산회원구 위원장은 소개가 빠졌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가 내빈 소개에서 빠진 것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지난 22일 창원시 마산회원구 구암2동 ‘동민의 날’ 화합 잔치에서도 이런 일이 반복됐다.
이 행사에는 주민 600여 명이 참석했고, 내빈은 지역 국회의원인 자유한국당 윤한홍 의원, 안상수 창원시장, 지역 시‧도의원 등 15명 정도였다.
그런데 행사 주최 측이 하귀남 위원장과 안홍준 전 국회의원을 소개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일부 주민들이 왜 두 사람을 소개하지 않느냐고 따지기도 했다.
이에 행사 주최 측은 ‘정치인은 소개하지 말라’는 지침이 내려왔다고 답했다고 한다.
또 같은 날 저녁 창원시 마산회원구 회원2동에서 주민 등 7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가을밤 음악회’가 열렸다.
이 행사 내빈은 윤한홍 국회의원과 시‧도의원 등 12명 정도였다.
윤한홍 의원과 윤 의원 부인에 이어 바른정당 김종양 전 경남지방경찰청 소개가 이어졌다.
김 전 경남경찰청장은 창원시장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하지만 이 행사에 참석했던 하귀남 위원장은 역시 내빈으로 소개되지 않았다.
또 허성무 위원장도 진동초등학교에서 열린 진동면 체육대회에 참석했지만 내빈 소개가 되지 않았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은 24일 성명을 내고 “옹졸하고 일관성 없는 창원시의 내빈 소개 지침을 강력 비판한다”며 즉각 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경남도당은 “행사 중간에 내빈 소개 형식으로 참석자를 관례적으로 소개해주는데 최근 창원시는 옹졸하게 특정 정당 인사들에 대해 노골적으로 내빈 소개를 하지 않는 등 이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인은 소개하지 말라고 했다는데 그럼 국회의원 부인과 창원시장 출마를 준비하는 인물은 왜 소개가 됐는지 의아하다”며 “ 행사 내빈 소개에 있어 범위를 정하는 것은 주최 측 고유 권한이나 나름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야 할 텐데 창원시 태도는 합리적 근거도, 일관성도 없는 부당 남용”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행사에 참석한 내빈을 정치인이라는 이유로 소개하지 말라는 관련 지침은 있지도 않을뿐더러, 특히 선거를 앞두고 있는 민감한 시점이라면 오히려 선거법 위반이나 형평성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내빈 소개를 고루 하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창원시는 고의로 특정 정당 내빈 소개를 누락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시 관계자는 “행사에 참석한 내빈 소개의 경우 주로 현직 위주로 하고 있으며, 현직 외 내빈들은 행사 시간 관계상 소개하지 않는다”면서 “선거 출마예상자 역시 내빈 소개를 안 하는데 당시 행사 사회자가 현장에서 실수를 해서 소개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절대 고의로 특정 정당의 내빈 소개를 누락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하귀남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마산회원구 위원장은 “차후 창원시 조처를 보고 대응 수위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창원=강승우 기자 kka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