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얼굴을 바꾸고 이미지 쇄신에 나서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부그룹은 DB그룹으로 새롭게 출발했다, 이에 따라 동부화재· 동부생명·동부증권·동부저축은행·동부하이텍·동부메탈· 동부라이텍·㈜동부 등 계열사들은 각각 DB손해보험·DB생명·DB금융투자·DB저축은행·DB하이텍·DB메탈· DB라이텍·DB Inc. 등으로 바꼈다.
‘DB’는 동부(DONGBU)의 영문 이니셜인 동시에 “큰 꿈과 이상을 가지고 미래를 준비하겠다”는 뜻을 담은 ‘Dream Big’의 약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그룹의 새로운 심볼(로고)은 기존 동부의 CI 색상인 주황색과 녹색을 사용해 그룹의 역사와 전통을 계승하면서 ‘동쪽’과 ‘젊음’을 의미하는 청색을 통해 미래를 향한 의지와 희망을 표현했다.
회사측에서는 지난 수년간 진행해 온 구조조정의 후유증을 털고 그룹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서라고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최근 일어난 김준기 전 회장로 인한 기업이미지 추락을 막기 위해 급하게 바꾸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새로 바뀐 CI가 너무 성의없어 보인다"면서 "과연 결재 라인을 어떻게 통과했는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앞서 김 전 회장은 여비서를 지난 2월부터 7월까지 상습적으로 추행한 혐의로 고소당했다. 특히 3차례 소환조사 불응으로 인해 체포영장이 신청됐다.
롯데그룹도 지주회사인 롯데지주를 출범하면서 새로운 CI를 선보였다.
새로운 심볼은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롯데그룹이 새롭게 제정한 비전인 ‘Lifetime Value Creator’의 의미를 함축적으로 담고 있다. 이 비전에는 고객의 전 생애에 걸쳐 최고의 가치를 제공하겠다는 롯데의 의지가 담겨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롯데그룹 또한 오너 리스크 직격탄을 맞고 있다. 신동빈 회장이 최근 횡령과 배임 혐의로 징역 10년의 중형을 구형받았다. 신 회장은 총수일가에 508억원의 '공짜 급여'를 주게 하고, 롯데시네마 영화관 매점 운영권을 헐값에 넘겨 롯데쇼핑에 774억원의 손해를, 부실화한 롯데피에스넷 유상증자에 다른 계열사를 동원하는 등으로 471억원의 손해를 각각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사명 변경 시 예전 이슈가 거론되지 않고 CI도 변경할 경우 TV 광고 등 노출이 많아져 기업 이미지 쇄신에 많은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이훈 기자 ho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