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은 흔들리고, 주민들은 떠나고…포항도심이 비어간다

건물은 흔들리고, 주민들은 떠나고…포항도심이 비어간다

기사승인 2017-11-16 16:47:12

사상 초유의 강진에 놀란 경북 포항시민들의 불안감이 '탈포항 러시'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15일 지진 발생 직후 혼비백산한 상당수 시민들이 한꺼번에 차량을 몰고 나오면서 도심 주요 도로는 극심한 교통혼잡을 빚었다.

주유소마다 기름을 넣기 위한 차량들이 줄을 이었다.

비상식량을 챙기려는 주민들로 빵집, 마트 등을 북새통을 이뤘다.

발빠른 일부 주민들은 타 지역 친지, 지인집으로 떠났다.

상황이 여의치 않은 주민들은 진앙지와 최대한 멀리 떨어진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고 귀가를 포기한 채 대피소를 찾아 밤을 지새기도 했다.

16일 날이 밝은 뒤에도 여진이 발생하자 주민들의 불안감은 행동으로 옮겨졌다.

진앙지 인근 대단위 고층 아파트 밀집지역 주민들은 가족들과 함께 지진을 피해 최대한 멀리 떠나갔다.

이들로 인해 평소 빈자리를 찾을 수 없었던 지하주차장은 휑한 모습이었다.

사무실 밀집 지역도 지진 피해를 우려해 문을 닫고 개점 휴업 상태다.

북구 12층 아파트에 살고 있는 자영업자 A(65)씨는 16일 부인과 함께 대전에 있는 딸 집으로 거처를 옮겼다.

A씨는 "집에 있다 지진을 겪고 나니 두려워 더 이상 머물수가 없었다"면서 "사태추이를 지켜본 뒤 돌아올 것"이라고 전했다.

대피소에서 밤을 지샌 학부모 C(45·여)씨는 날이 밝자 집에 들러 일상용품과 가족들의 방한복을 챙겨 나왔다.

C씨는 "인근에 갈만한 친지나 지인 집이 없어 대피소에서 밤을 보낼 수 밖에 없었다"면서 "언제까지 대피소 생활을 해야할지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포항=성민규 기자 smg511@hanmail.net

 

 

 

 

 

 

 

 

 

 

 

성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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