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경기여서 선수들이 긴장을 많이 한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겨서 만족스럽습니다. 하지만 경기력에서 부족한 점이 있었기 때문에 앞으로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페이커’ 이상혁은 덤덤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나갔다. 락스 타이거즈에 2대1 승리를 거둔 뒤 기자실을 찾은 그는 “롤드컵 진출을 위해서는 이번 스프링 시즌이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2018시즌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상혁의 소속팀 SK텔레콤 T1은 지난 17일 서울 상암 e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스프링 시즌 1주 차 경기에서 타이거즈를 세트 스코어 2대1로 꺾었다.
이날 SKT는 다양한 시도를 선보였다. 신인 ‘에포트’ 이상호를 주전 서포터로 출전시키고, 붙박이 주전이었던 ‘울프’ 이재완을 정글러로 돌렸다. 이와 관련해 이상혁은 “어느 팀이든 새로운 전략을 선보일 수 있다. 우리 팀이 특별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 “다만 이번엔 다른 시즌과 달리 우리도 많은 준비를 했다는 걸 말씀드릴 수 있다”고 전했다.
이상혁은 이재완이 정글러로도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재완이가 정글도 잘한다고 생각한다. 특별히 피지컬이 뛰어난 것은 아닌데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연구를 열심히 하더라”라며 “지금의 기량을 유지한다면 앞으로도 좋은 활약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라이즈로 탑과 바텀을 바삐 오가는 로밍 플레이를 선보였다. 그만이 가지고 있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능력이었다. 이상혁은 이날 라이즈를 선호한 것과 관련해 “메타 스타일상 다른 라인을 봐주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며 “다른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초반 라인전 단계에서 고전했던 것에 대해서는 “아지르 상대로 연구가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 라인을 밀면서 플레이하는 게 정석인데, 변화를 주다 보니 약간 힘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게임 전체적으로 영향은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개막 2일 차에 불과하지만 이변과 사건이 속출하고 있는 시즌이다. KSV e스포츠는 킹존 드래곤 엑스를 2대0으로 눌렀고, 콩두 몬스터는 MVP를 잡았다. 아프리카 프릭스는 kt 롤스터를 잡았다.
이상혁은 이와 같은 올 시즌 판도에 대해 “일부 팀이 스타트 타이밍이라 감을 못 잡는 거라 생각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러면서 “상향 평준화가 됐다기보다는 선수 개개인 또는 팀이 가진 기량을 100% 끌어낸 팀과 못 끌어낸 팀이 있어서 그런 결과가 나온 거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SKT의 다음 상대는 진에어 그린윙스다. 이상혁은 진에어를 두고 “타이거즈와 플레이 스타일이 비슷할 거로 예상한다. 이번 타이거즈전처럼 운영해나가면 좋을 것”이라면서 “오늘 경기에서의 실수만 잘 보완한다면 2대0 승리까지도 노려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승부를 예측했다.
상암│윤민섭 기자 yoonminseop@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