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밤 경남 통영 해상에서 선원 11명이 탄 ‘제11제일호 전복 사고’와 관련, 해경은 “기상악화가 직접적 사고 원인”이라고 밝혔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통영해양경찰서는 7일 2차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설명했다.

김수옥 통영해경 수사과장은 “기상 악화로 인한 해상사고”라며 “사고 당시 바람은 북동풍 초속 14m~18m에 파고는 3m가량이었다”고 말했다.

또 사고 어선은 선박 위치 발신 장비인 V-PASS가 고장나 있었고, 같은 선단 소속으로 조업에 나섰다가 구조에 나선 ‘제12제일호’는 고의로 이 장비가 꺼져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V-PASS는 출항한 어선 등 선박이 구조가 필요한 긴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해경 등에 위치를 알려주는 장비다.

하지만 제11제일호와 제12제일호는 이 장비가 꺼져 있어서 제대로 작동이 됐다면 생존 구조자들이 많았을 수 있었다는 게 해경 판단이다.

해경은 V-PASS 장비가 제대로 작동이 되지 않은 점, 사고 지점과 어구를 투망한 지점이 10마일가량 떨어져 있었던 점, 사고 20분 전 어구를 투망한 점 등으로 미뤄 불법 조업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집중 조사하고 있다.

지난 6일 오후 11시35분께 통영시 좌사리도 남서쪽 4.6㎞ 바다에서 59t급 사천 선적 쌍글이 저인망 ‘제11제일호’가 뒤집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통영해경은 “배가 넘어간다”는 통영연안 해상교통관제(VTS)의 교신 내용을 전달 받고 현장에 급파, 긴급 수색에 나섰다.

이 어선에는 선장 이모(57)씨, 기관장 임모(53)씨 등 한국인 선원 8명과 베트남 선원 3명이 타고 있었다.

구조된 6명 가운데 선장 이씨, 통신장 백모(57)씨, 선원 안모(58)씨 등 3명은 숨졌다.

이날 오전 9시10분께 실종 선원으로 추정되는 시신 1구가 발견돼 해경은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함께 구조됐던 베트남 선원 3명은 생명에 지장은 없는 상태다.

사고 지점을 포함한 남해동부 바다는 지난 6일 오전 11시를 기해 풍랑주의보가 발효됐었다.

풍랑주의보가 발효되면 15t 미만의 선박만 출항 금지 대상이지만, 사고 어선은 59t급이어서 조업은 가능했다.

해경은 선주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4명의 실종 선원에 대해서도 집중 수색하고 있다. 

통영=강승우 기자 kka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