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삼성그룹과 롯데그룹 총수를 이재용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으로 변경했다.

1일 공정위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18년 대기업집단 지정현황’을 공개했다. 공정위는 대기업 그룹의 동일인(총수)을 지정한 뒤 그를 중심으로 일가족의 계열사 지분 보유 현황, 사익 편취 여부 등을 판단한다. 그간 공정위는 총수 사망 등 특별한 사유가 없을 경우 동일인을 유지해왔다.

공정위는 삼성그룹 총수를 이건희 회장에서 이 부회장을 변경해야할 명백한 사유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 부회장이 삼성물산과 삼성생명을 통해 삼성전자를 간접 지배하고 있고, 삼성전자 부회장 직도 갖고 있어 사실상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다고 판단했다. 법원이 이 부회장을 ‘사실상 삼성그룹 총수’ 것도 반영했다.

이건희 회장은 삼성그룹 지분이 이 부회장 보다 많지만 2014년 와병 이후 경영 일체에서 손을 놓아 지배력을 행사하지 못한다고 봤다.

롯데그룹 역시 삼성그룹과 동일하다고 봤다. 기존 총수인 신격호 총괄회장이 지난해 6월 대법원에서 한정후견인 개시 결정이 확정됐고 이후 롯데의 지주회사로의 전환, 임원변동 등을 신동빈 회장이 결정한 것이 이유였다. 또한 신 회장이 롯데지주 대표와 호텔롯데 대표로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

다만 지난해 처음 네이버 총수로 지정됐던 이해진 씨는 그대로 총수 지위를 유지했다. 이 씨가 최근 지분 일부를 매각하고 이사직을 사임했지만 여전히 네이버 개인 최대 출자자며 현재 이사회 구성원 대부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으로 판단했다.

김상조 위원장은 “네이버가 동일인 변경을 요구했지만 이씨가 네이버 사업 중 가장 중요한 일본 라인 회장을 맡고 있고 그룹 신규 사업을 위한 GIO(글로벌투자책임자)라는 직책도 맡아 변경이 필요하지 않다”꼬 말했다.

한편 공정위는 이날 자산 총액 5조원 이상인 공시대상기업집단과 자산 총액 10조원 이상인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명단도 함께 발표했다.

공시대상기업집단은 메리츠금융, 넷마블, 유진 등 3개 그룹이 추가돼 총 60개가 됐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은 총 32개로 교보생명보험과 코오롱이 신규 지정되고 대우건설이 제외됐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