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보드 200 1위 예측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1위를 하면 좋겠지만 너무 연연하지 않겠다.”
지난 24일 기자간담회에서 언급한 그룹 방탄소년단 슈가의 말은 3일 만에 현실로 이뤄졌습니다. 방탄소년단의 새 앨범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LOVE YOURSELF 轉 ‘Tear’)가 빌보드 200 앨범차트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이죠.
빌보드는 지난 27일(현지시간) ‘방탄소년단이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로 ‘빌보드 200’ 첫 정상에 오르다’는 제목의 기사로 방탄소년단의 빌보드 1위 소식을 전했습니다. “K팝 앨범 첫 차트 1위”라며 이번 순위가 갖고 있는 의미를 조명하기도 했습니다.
빌보드 발표에 따르면 방탄소년단은 앨범 판매 지수 13만5000점을 기록했습니다. 2위를 차지한 미국 가수 포스트 말론의 12만3000점을 큰 차이로 제쳤죠. 빌보드 200은 CD 판매와 온라인 음원 다운로드, 스트리밍 등을 합산해 순위를 집계하는 차트입니다. 닐슨뮤직에 따르면 지난 18일 발매된 방탄소년단 새 앨범은 24일까지 6일 동안 약 10만 장이 팔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록곡 11곡의 스트리밍은 무려 3억9100만 건이나 기록했다고 하죠.
빌보드는 “2006년 이후 영어가 아닌 외국어로 된 앨범 중 최초 1위 기록”이라고 전했습니다. 빌보드가 언급한 외국어 앨범은 그룹 일 디보(Il Divo)가 2006년 발표한 ‘앙코라’입니다. 당시 일 디보의 앨범에는 스페인어, 이탈리어 등으로 부른 노래가 실렸죠.
이로써 방탄소년단은 빌보드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한 최초의 한국 가수가 됐습니다. 이전까지는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2012년 핫 100 차트에서 2위를 차지한 것이 최고 기록이었습니다. 핫 100은 앨범 기록을 집계하는 빌보드 200 차트와 달리 한 곡의 인기를 집계하는 차트입니다. 당시 싸이는 7주 연속으로 2위를 기록하며 아쉽게 1위 달성에 실패했습니다.
방탄소년단의 빌보드 차트 1위는 이변이 아닙니다. 방탄소년단은 2015년 ‘화양연화 파트 투’로 차트에 첫 진입한 이후 조금씩 순위를 올려왔습니다. 가장 최근 앨범인 러브 유어셀프 승 허(LOVE YOURSELF 承 'Her')는 지난해 7위를 기록하기도 했죠. 이 같은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이번 앨범으로 높은 순위를 기록할 가능성이 컸습니다.
방탄소년단은 2년 연속으로 빌보드 뮤직어워드에서 같은 트로피를 거머쥐며 자신들의 인기와 영향력을 증명했습니다. 지난 21일 열린 빌보드 뮤직어워드에서 두 번째 톱 소셜 아티스트상을 받은 것이죠. 톱 소셜 아티스트상은 빌보드 소셜 50 차트와 팬들의 SNS 투표를 집계해 수여하는 상입니다. 이날 방탄소년단은 새 앨범 타이틀곡 ‘페이크 러브’(FAKE LOVE) 무대를 최초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방탄소년단은 곧바로 빌보드 차트 1위에 대한 소감을 밝혔습니다. 방탄소년단 진은 28일 방탄소년단 공식 SNS를 통해 “일어나자마자 이런 좋은 소식 접하게 해줘서 너무 고맙다”며 “신기하기도 하고 얼떨떨하다. 저희 노래를 들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다”고 짧은 소감을 전했습니다.
방탄소년단은 24일 국내 기자간담회에서 “아직 물리적으로 올라갈 곳이 많이 남아 있다”고 했습니다. 빌보드 200 1위와 핫 100 정상, 그래미 뮤직어워드 참석, 스타디움 투어 등을 다음 목표로 이야기했죠. 방탄소년단은 자신들의 새로운 목표 중 이제 겨우 한 가지를 달성했습니다. 방탄소년단은 빌보드 차트 1위에 이어 어떤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될까요.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