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가 지배구조개편, 경영승계, 갑질, 안전불감증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진그룹 조씨 일가는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경영권을 포기하게되는 최악의 상황까지 대두되고 있다.
실제 대한항공 2대주주인 국민연금은 경영진 일가족의 일탈행위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공개서한 발송, 경영진 면담 등 주주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기로 했다.
삼성은 반도체 슈퍼호황에 힘입어 최대 실적을 거듭 경신하고 있지만 이재용 부회장의 국정농단 관련 재판이 남아있다.
국정농단 관련 재판에서 공정위의 결정이 이 부회장의 국정농단과 관련된 대법원 상고심에 불리하게 작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공정위은 이 부회장이 삼성물산과 삼성생명을 통해 삼성전자를 간접 지배하고 있고, 삼성전자 부회장으로 사실상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들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또 법원이 '사실상 삼성그룹 총수'로 규정한 것도 참고했다.
LG그룹은 승계로 인한 상속세 마련 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룹 내 6인의 전문경영인들이 있어 승계에 따른 리스크는 없을 거라는 게 재계의 일반적 관측이나, 녹록치 만은 않은 현실이다.
만일 구광모 상무가 구 회장의 지분을 모두 상속받을 경우 상속세는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우선 ㈜LG 지분에 대한 상속세만 9300억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여기에 LG CNS 주식까지 상속을 받는다면 상속세는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그동안 재계에서 낸 상속세 중 가장 큰 규모다.
증여나 상속 규모가 30억원 이상일 경우 과세율은 50%에 달한다. 과세 기준은 고인이 사망한 시점을 기준으로 전후 2개월씩, 총 4개월치 주가의 평균 금액을 기준으로 삼는다.
여기에 탈세혐의 조사도 문제다. 검찰은 LG그룹 대주주 일가가 100억원대 양도소득세를 탈루했다는 국세청 고발을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배구조 개편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현대모비스의 분할·합병계획을 철회, 개편안을 재검토해 추진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그 방법과 시기에 관심이 쏠린다.
증권가에서는 정몽구 현대차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30.0%의 지분을 보유한 현대글로비스가 핵심 역할을 할 것이란 데에는 큰 이견이 없다. 대주주의 지배력을 유지하면서 순환출자 고리를 끊으려면 글로비스를 활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ISS와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등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은 일제히 이 방안에 대해 반대를 권고했다.
반대의 주요 논거는 모비스에서 분할되는 법인을 과소평가해 합병 비율이 모비스 주주에게 불리하게 산정됐다는 점, 모비스 분할신설법인과 글로비스의 합병에 사업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점이었다. 현대차그룹으로선 이런 지적을 수용해 주주들을 좀 더 설득할 수 있는 카드를 마련해야 한다.
한화그룹은 안전불감증 논란에 휩싸였다. 한화 대전공장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 2명이 사망하고 7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앞서 한화케미칼 2공장에서는 염소가스 누출 사고가 발생해 19명이 부상을 당했다. 지난해에는 울산 3공장 슬러지 더미 매물 사고, 여수공장 유독가스 누출과 화재 사고, 울산공장 염화비닐 중화조 탱크 화재 등 연이어 사고가 발생했다.
반면 SK그룹만이 순항 중에 있다. 최태원 SK 회장은 딥체인지(근본적 변화)의 슬로건을 필두로 '뉴 SK'의 원년을 이뤄내고 있어 타 기업들과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SK의 가파른 성장세는 최태원 회장의 지속적인 사업 혁신 노력과 결단이 뒷받침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SK하이닉스를 인수한 최 회장은 이를 그룹의 핵심 사업으로 성장시켰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매출 30조1094억원, 영업이익 13조7213억원을 거두며 45%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또 SK머티리얼즈, SK실트론 등 반도체 소재 기업들도 잇따라 인수하며 그룹 내 반도체 수직계열화를 이뤄냈다.
2018년 현재 SK그룹은 최 회장을 중심으로 투명한 지배구조를 완성했고 수펙스추구협의회를 통해 선진화된 의사결정 체계를 갖추는 데 성공했다. 이를 기반으로 SK그룹은 질적·양적으로 모두 급성장했다.
SK그룹은 10년 새 매출과 고용, 재계순위 등 정량적 지표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냈다.
이훈 기자 ho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