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사자, 1만5천㎞ 돌아 68년 만에 가족 품으로

6·25 전사자, 1만5천㎞ 돌아 68년 만에 가족 품으로

기사승인 2018-06-19 14:08:31


한국전쟁 당시 북한 땅에서 숨진 한 전사자의 유해가 68년 만에 고향인 대구로 돌아오게 됐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19일 오전, 6·25전쟁에 참전했다가 전사한 고(故) 윤경혁 일병의 아들 팔현(68)씨의 대구 달성군 자택에서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를 가졌다.

1923년 달성군 문산리에서 3남 2녀 중 둘째로 태어난 윤 일병은 1950년 8월, 28세의 나이로 입대해 미 1기병사단(카투사)에 배치됐다. 당시 그는 슬하에 2남 1녀를 둔 가장이었다.

윤 일병은 중공군에 밀려 38도선까지 철수하던 1950년 11월 28일 전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의 유해는 반세기가 지난 2001년 북한 평안남도 개천 지역에서 북미 공동발굴에 의해 미군 유해에 섞여 발굴됐다.

이후 미국 하와이 DPAA(미 국방부 전쟁포로 및 실종자 확인국)로 송환돼 신원 확인을 위한 정밀 감식 과정을 거쳤다.

윤 일병의 신원을 극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아들 팔현씨가 지난 2011년 6월 달성군보건소에 찾아가 유전자 시료를 채취한 덕분이다.

당시에는 발굴된 유해 가운데 일치하는 유전자가 없었지만 긴 기다림 끝에 올해 5월 꿈에 그리던 아버지의 유해가 하와이에 있다는 소식을 알게 됐다.

팔현씨는 “부자 관계 확인을 위한 최종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순간이 가장 설레고 떨리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현재 하와이에 있는 윤 일병의 유해는 다음 달 한·미 6·25전사자 유해 상호송환행사를 통해 고국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윤 일병의 귀환은 북한에서 미국 하와이를 거쳐 다시 한국까지 68년의 시간, 약 1만 5000㎞의 가장 길고 먼 귀향길이 됐다.

한편 6·25전사자 신원 확인은 2000년 유해 발굴 첫 삽을 뜬 이후 128번째이며, 북·미 공동 발굴에 의해 국군의 신원이 확인된 5번째 유해이다.

최태욱 기자 tasigi72@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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