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자살 사건을 보도할 때 기사 제목에 ‘자살’이라는 단어 대신 ‘사망’이나 ‘숨지다’ 등으로 표현하고, 구체적인 자살 방법과 도구·장소·동기 등을 보도하지 말하는 권고가 제시됐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자살예방센터, 한국기자협회는 31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자살보도권고기준 3.0’을 공개했다.

앞서 세 기관은 지난 2013년 ‘자살보도권고기준 2.0’을 통해 자살보도 권고기준의 준수 필요성을 알려왔다.

이날 발표된 ‘자살보도권고기준 3.0’에는 보다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방향으로 원칙으로 현장 의견과 데이터 등을 최신으로 반영했다. 이를 위해 전문가 11인으로 구성된 자문위원회가 자살보도권고기준 개정에 참여했다.

개정된 권고기준은 9가지 원칙을 5가지로 통합했으며 기존 원칙을 보완 준수해야 될 내용을 구체적으로 담았다. 특히 자살수단과 방법, 장소 등의 노출, 유서노출 등 모방자살의 위험성이 높은 주요 미준수 사안들에 대해서는 직접적으로 명시했다. 이와 함께 유명인 자살 보도와 관련해서는 기준을 더욱 엄격히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자살 관련 사진이나 동영상에 대한 지침을 담았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자살예방센터와 한국기자협회는 향후 개정된 권고기준의 내용을 확산시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한국기자협회는 개정된 권고기준을 지속 홍보하고 오는 9월 중앙자살예방센터와 함께 사건기자 세미나를 열어 사건기자 대상으로 권고기준을 홍보할 예정이다.

‘자살보도권고기준 3.0’은 보건복지부, 중앙자살예방센터 및 한국기자협회 홈페이지에서 전자책(E-BOOK) 형태로 내려받을 수 있다.

자살보도권고기준 개정 자문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김영욱 교수(카이스트 과학저널리즘대학원)는 “잘못된 자살보도는 모방 자살을 초래할 우려가 크므로 신중해야 하며, 자살보도 방식의 변화가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살보도 권고기준 3.0

1. 기사 제목에 ‘자살’이나 자살을 의미하는 표현 대신‘사망’, ‘숨지다’ 등의 표현을 사용합니다.

2. 구체적인 자살 방법, 도구, 장소, 동기 등을 보도하지 않습니다.

3. 자살과 관련된 사진이나 동영상은 모방자살을 부추길 수 있으므로 유의해서 사용합니다.

4. 자살을 미화하거나 합리화하지 말고,자살로 발생하는 부정적인 결과와 자살예방 정보를 제공합니다.

5. 자살 사건을 보도할 때에는 고인의 인격과 유가족의 사생활을 존중합니다.

※유명인 자살보도를 할 때 이 기준은 더욱 엄격하게 준수해야 합니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