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이 농협은행과 재계약이 불발되면서 다음달부터 빗썸의 신규 가상계좌 발급이 중단된다.
빗썸은 이달 31일 공지를 통해 다음달 1일부터 실명확인 가상계좌 발급을 일시중지한다고 밝혔다. 다만 기존 가상계좌 발급 고객은 입출금 서비스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
빗썸 측이 가상계좌 신규 발급이 중단된 것은 농협은행과 재계약을 체결하지 못해서다.
농협은행 측은 최근 189억원의 손실을 낸 빗썸 해킹 사태와 관련해 빗썸 전산상의 미비점이 있다고 보고 보완을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우선 한 달간 유예기간을 두고 기존 가상계좌를 통한 입출금 서비스는 제공하지만, 재계약 협상이 최종 결렬되면 기존 가상계좌 이용도 어려워질 전망이다.
빗썸은 과거 신한은행에서도 가상계좌를 부여받았지만 연초 실명확인 가상계좌 서비스가 도입되면서 신한과의 계약이 이미 종료된 상태다.
이번에 농협은행과의 재계약마저 불발되면 시중은행 가상계좌를 통한 입출금이 아예 막히는 셈이다.
국내 ‘빅4’ 가상화폐 거래소 가운데 시중은행과 가상계좌 발급 재계약을 맺지 못한 곳은 빗썸이 유일하다.
농협은행은 빗썸과 계약을 중단하고 또 다른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원과는 재계약을 체결했다. 업비트와 코빗 역시 각각 IBK기업은행, 신한은행과 가상계좌 발급 재계약을 맺었다.
빗썸 관계자는 “계약 재개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돼 있어 법률적인 부분만 조정되면 내일이라도 계약 갱신을 재개할 수 있다”며 “조속히 협상을 진행해 불편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